마린스키발레단 발레마스터 유리 파테예프 / 사진. ⓒWally Skalij/Los Angeles Times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발레마스터(60)는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며 내년 솔리스트로 입단할 발레리노 전민철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내년 1월 11~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발레의 별빛, 글로벌 발레스타 초청 갈라공연(이하 발레의 별빛)>을 보기 위해 방한할 계획이라는 그는, 이 자리에서 전민철을 비롯해 세계에서 활약하는 한국 발레스타들의 다양한 무대를 직관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마린스키 발레단의 티무르 아스케로프, 유리 파테예프, 유리 스메칼로프, 아나스타시야 마트비엔코 / 사진. ⓒPolina Tverdaya
발레 종가 마린스키발레단은 세계 최고 명문인만큼 발레 영재들의 꿈과 같은 곳이다. 클래식 발레의 전당으로 불리지만, 고전 외에도 새로운 작품을 적극적으로 공연해 올리고 있어 레퍼토리도 방대하다. 이곳에는 발레리노 김기민이 수석무용수로 활약하고 있고, 전민철이 내년 입단한다. 러시아 발레학교 졸업생을 위주로 선발할 정도로 순혈주의가 강한 발레단이기에 십여년 전 김기민이 입단했을 때 큰 화제를 모았다. 파테예프는 김기민의 추천을 통해 학생이던 전민철을 알게 됐고, 지난 6월 현지에서 리허설 겸 오디션을 진행했다. 전민철의 마린스키행에는 파테예프가 힘을 실어준 셈이다.
지난 여름까지 마린스키발레단의 예술감독이었던 파테예프는 유지연, 강예나, 김기민 등 한국 무용수들과 작업한 경험이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한국 발레무용수의 스타일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예술가의 강점은 훌륭한 교육을 통한 철저한 테크닉, 높은 수준의 전문성에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 무용수들은 전문 교육으로 다져진 학습 태도로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주어진 과제를 망설임없이 수행한다.
파테예프는 김기민을 동시대 현역 무용수 가운데 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가장 독보적인 존재로 꼽았다. “예술가마다 고유 개성이 있지만, 김기민과의 경험은 더욱 특별했어요. 기술적으로 탁월하고 연기력까지 비범합니다. 놀라운 재능에 친절한 성품까지 갖췄죠. 멋진 카리스마가 매 공연마다 관객에게 아낌없이 전달되는 장면들을 볼 때마다 즐겁습니다.”
그는 한국인이기에 어떤 부분을 특별히 보완해야한다는 지적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마린스키발레단의 예술가로서 갖춰야할 요소에 대해 언급했다. 파테예프는 “발레 무용수들은 자신을 향한 충고를 받아들이고, 발전하며 성장해야한다”며 “예술적인 표현력과 자신의 개성을 갖추는 일은 마린스키발레단원에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유리 파테예프가 키로프 아카데미 발레단 학생들을 위해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했다. / 사진출처. ⓒPaolo Galli/Kirov Academy
보통 유럽과 미국 극장에서는 9월부터 한 시즌이 시작해 이듬해 6월 말까지 이어진다. <발레의 별빛>이 열리는 내년 1월 역시 마린스키발레단의 시즌 한 가운데다. 바쁜 와중에도 한국에 오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발레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기 위해서라고. "젊고 재능있는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발레계 동료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관찰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죠. 이번 방한에서도 그런 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파테예프는 방한 기간 중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실기과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2번의 마스터 클래스도 열 계획이다.
이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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