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인공지능(AI) 혁신 허브를 조성한다.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이나 연구센터 등을 유치해 공항의 지속적인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공사의 글로벌 기업 유치는 코로나19 등 외부의 요인에 따라 공항의 여객이 급감해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 대비하는 목적도 있다. 공항 인근에 글로벌 기업이 몰려있으면 지속적인 항공기 이용률이 유지되고 안정적인 수입 창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어서다. 인천공항 매출은 2019년 2조7592억원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4905억원으로 급전직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0일 열린 제3회 인천공항포럼에서 ‘AI 혁신 허브’ 구축을 위한 청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올해 7월 공사가 선포한 '비전 2040' 의 3대 핵심과제 중 하나인 AI 혁신 허브는 인재·기술·산업·문화가 융합하는 미래 플랫폼이다. 연간 1억 명의 여객이 방문하는 인천공항이 AI 기술을 융합해 미래 공항도시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여객, 화물, 운항 등 탄탄한 기반 시설과 시스템을 고도화하면서 인천공항 주변에 글로벌 첨단기업과 우수 인재를 집결시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인천공항 경제권 안에서 생산된 첨단기술, 혁신, 지혜를 세계로 확산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용자 편의성과 화물 운송 중심의 공항 가치가 산업, 경제, 문화 전반으로 확산하면 인천공항의 고객도 여객과 물류업체에서 기업, 인재, 국가 등으로 넓어진다"며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스타트업, 연구소 등이 집결한 첨단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 AI 혁신 허브는 제2여객터미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제2국제업무지역(IBC-Ⅱ, 약 15.6만㎡)에 조성된다. AI 산업의 필수시설인 AI 데이터센터가 IBC-Ⅱ의 1만7611㎡ 부지에 최대 40MW(메가와트)의 전력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연내 사업자 공모와 25년 상반기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2028년 완공이 목표다.
공사는 AI 혁신 허브 구축을 위해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국내외 빅테크 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본사보다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나 연구소 등이 타깃일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유수 대학기관 및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으로 구성된 산·학·연 생태계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AI 허브에 입주한 빅테크 기업의 AI 기술이 인천공항의 여객, 물류, 항공정비, 복합문화레저 기반시설에 적용되면 새로운 혁신 기회도 열려있다.
인천공항과 주변 도시에 글로벌 인재가 모여야 스타트업이 만들어지고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글로벌 인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전문가를 의미한다. AI 인재를 육성하고 세계적인 IT기업을 집결시키는 프로젝트가 AI 혁신 허브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산·학·연의 유기적인 네트워킹과 함께 협업과 투자가 활성화되면 AI 산업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31년부터 운영 개시 예정인 제2열병합발전소를 통해 안정적인 전력이 추가로 공급된다. 이때 공항 주변 대규모 유휴부지에 하이퍼스케일(100MW 이상)의 AI 데이터 센터와 이를 활용하는 다양한 지원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하이퍼스케일의 AI 데이터 센터가 완공하면 청라의 금융, 송도의 바이오, 마곡의 IT, 인천항의 물류 데이터 등 근거리 내 산업단지의 풍부한 데이터를 취급할 수 있는 국가 대표 다기능 데이터센터로 도약하게 된다. 로봇·사물인터넷·AI·자율주행 등 분야의 R&D 센터가 첨단기술을 실증하는 등 AI 산업 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하게 된다.
매년 7200만 명이 모이는 공항 플랫폼, 세계 189개국과 연결된 노선, 안전한 전기 공급망 외에 세계 10대 공항 중 두 번째로 넓은 면적(5600만㎡)도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유치 경쟁력이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AI 혁신 허브는 투자단계 시 약 6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10년간 운영하면 약 96조원의 누적효과와 약 2만 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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