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과 일본을 오간 항공 여객 수가 200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하는 수요가 늘면서 주요 일본 여행지인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외의 다른 지역의 '소도시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이 상당수인 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과 일본을 항공으로 오간 여행객은 2056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최고기록은 2135만명으로 78만4000여명만 남겼다. 11~12월 승객 수를 합치면 이를 무난하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단거리 여행지 중 단일 국가 기준 줄곧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행시간이 1~2시간 이내로 짧아 휴가 없이 단기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데다 여행 난이도가 낮아 손쉽게 추천하는 여행지로 꼽힌다. 일본을 한 차례 방문한 뒤 재방문하는 'N차 방문객'이 늘면서 이미 경험한 지역 외에 새로운 곳을 찾으려는 여행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일본 전체 예약에서 소도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9.3%포인트 늘어난 23.1%다. 일본 여행객 5명 중 1명 이상꼴로 소도시를 방문한 셈이다. 소도시 상품 예약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81.1% 급증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일본 N차 여행객은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며 "항공사의 소도시 노선 신규 취항과 증편에 따른 패키지 상품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본 소도시 여행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소도시 중에서는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알려진 도고 온천이 있는 마쓰야마 인기가 높은 편이다. 올해 4분기 일본 소도시 전체 예약 중 마쓰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53.4%). 이어 대마도(29%) 오키나와(4.8%) 오카야마(4.1%) 다카마쓰(3.5%) 순이다.
업계는 올해 들어 저비용 항공사(LCC)에 이어 대형항공사(FSC)까지 일본 소도시 노선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동안 일본 대표 여행지로 꼽히는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도쿄 등 여행객이 집중됐는데 최근 소도시를 찾는 비중이 오름세를 보이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지로 여전히 일본을 많이 찾는 것은 변함없지만 세부 여행 양상은 이전과 달라졌다"며 "일본 여행은 도쿄·오사카·후쿠오카라는 '공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는 수요가 늘었지만 일본 외에 다른 국가 소도시 예약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고 하늘길이 넓어지면서 장자계 백두산 상해 북경 청도 등 주요 여행지가 아닌 다른 여행지로의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베트남에선 사파가 다낭·나트랑·푸꾸옥 등과는 다른 매력을 지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여행지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처럼 소도시 여행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요 도시 수요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는 것은 물론 항공 노선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항공 노선이 갖춰지면 그에 맞춰 신규 상품 개발에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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