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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두번째 임기를 앞두고 중국 관세 위험에 놓인 애플이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 주가는 11월 한달에만 9% 상승하는 등 미국증시 시가총액 탑3 가운데 최근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매그니피센트 세븐에서도 두번째로 크게 올랐다.
지난 달 한 때 엔비디아에 추월당하기도 했지만 10일(현지시간)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3조7,300억달러(5,347조원)로 엔비디아(3.4조달러)와 마이크로소프트(3.3조달러)를 앞서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은 특히 새 아이폰16에 대한 미온적인 반응과 10월말의 다소 실망스러운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도 이뤄진 것이다. 애플의 주가 상승에 월가도 갸우뚱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의 미래 변동성을 추적하는 지수인 CBOE 애플 VIX는 거의 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르나서스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앤드류 최는 "중국 시장 판매가 침체돼있고, 중국에 대한 관세 문제 등에도 주가 변동성이 심하지 않은 건 놀랍다"고 언급했다.
트럼프가 공언한 관세의 심각성과 시기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특히 애플 기기의 대부분이 생산되는 중국 생산품을 표적으로 하고 있다.
제프리스 분석가들은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율에 따라 최악의 관세 시나리오인 경우 아이폰당 256달러의 비용이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미온적인 시기에 관세 관련 추가 비용까지 발생한다는 것은 애플에는 악재이다.
지난 8분기 중 5분기 동안 애플의 매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블룸버그가 수집한 추정치에 따르면 내년에는 매출이 회복될 전망이지만 매출 회복 속도는 다른 기술 대기업보다 느릴 것으로 예상됐다.
재너스 헨더슨 인베스터스 글로벌 테크놀로지 리더 펀드를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리차드 클로드는 "아이폰16에 대한 슈퍼 사이클 기대가 무산되면서 기대는 아이폰 17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또 올해초에는 애플에 대해 약세론이 과도했다면 지금은 낙관론이 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애플 투자자들은 애플이 궁극적으로 AI에서 승자가 될 것이며 트럼프의 첫 임기때처럼 팀 쿡이 트럼프의 관세 위험을 관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애플이 다른 메가캡 회사들과 달리 AI에 대한 자본 지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점으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플랫폼, 알파벳, 아마존닷컴은 모두 AI 인프라 구축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대신 애플은 주요 AI 플랫폼이 애플 생태계에 통합되기 위해 경쟁함에 따라 다른 기업의 지출에서 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르나서스의 최 펀드매니저는 "애플은 수백만 명의 소비자에게 AI를 제공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기 투자 자문위원회의 리서치 디렉터인 그렉 홀터는 "엄청난 잉여 현금 흐름과 꾸준한 자사주 매입으로 애플은 퀄리티주식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재 가장 많이 보유중인 애플 주식의 비중은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 아이폰이 앞으로 몇 년간 이익과 수입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믿기 어렵고 주가가 비싸지 않다고 주장할 방법이 안보인다”며 ‘아이폰 수요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애플 주식은 10년 평균보다 50% 이상 높은 약 33배의 선도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고 있다. PER가 너무 높아졌다는 신호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애플 지분을 줄이고 있다.
블룸버그가 추적한 월가 분석가 60명 가운데 애플을 ‘매수’로 평가하는 분석가는 3분의 2 정도이다. 보통 70,80%를 넘는 다른 대형주보다는 매수 평가 비중이 낮다.
분석가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43.25달러이다. 애플의 전날 종가 246.75달러보다 낮아 월가의 애플에 대한 상승 기대치가 적음을 나타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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