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1일 16: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적연금이나 대학기금, 패밀리오피스, 모펀드, 국부펀드로부터도 출자를 받는 해외 사모펀드(PEF)와 달리 국내는 여전히 공적연금과 공제회, 금융회사들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PEF 20년 성과와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PEF는 2004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제도가 도입된 후 지난 20년간 결성규모가 연평균 20.6% 늘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LP 유형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PEF에 대한 출자가 지난 20년간 연기금, 일반법인, 금융회사 중심이었다고 말했다. 연기금이 51%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일반법인이 26%, 금융회사가 20%를 차지했다. 이들 비중이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만큼 LP 유형이 제한적이었다며 "단조로운 LP 구성은 자금모집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LP 풀이 제한적인 배경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출자자 범위가 협소하게 정의된 탓이 크다는 게 박 위원의 진단이다. 금감원에서 규정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LP는 '국가나 한국은행, 금융회사, 예보, 기금·공제회, 전문투자자 외국인' 혹은 '금융투자잔고가 100억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이어야 한다.
전문투자자가 아니라도 전문성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출자가 가능하지만 그 범위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민간 모펀드나 퇴직연금, 학교재단, 발전기금, 패밀리오피스도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구분 기준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PEF들에겐 해외 투자를 늘리고 역외펀드 결성을 위해 해외 LP 유치를 더 적극적으로 시도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이날 세미나에 또다른 발표자로 나선 오선주 삼일 PwC 경영연구원 이사는 2022년 금리인상 여파로 주춤했던 M&A 시장이 내년부터 살아날 것이라 전망했다. 오 이사는 "금리가 인하되는 등 내년부터 자본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달 미국 대선을 끝으로 주요국 선거가 끝난 것 역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내년부터 자본시장 환경이 개선되는 만큼 PE들의 포트폴리오 엑시트(투자금 회수) 압력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 이사는 "그간 M&A 시장 침체로 펀드 존속기간이 매년 늘고 있는데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부진으로 M&A를 통한 수익실현 욕구가 늘면서 엑시트 압박도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W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