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의 새 먹거리는 '인공지능 인프라'

입력 2024-12-11 17:29   수정 2024-12-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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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와의 협력 등 인공지능(AI) 역량을 높이고 있는 삼성SDS가 AI 데이터센터 부지를 새로 매입했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SDS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경북 구미시 1공단로 구미1공장을 215억원에 매수하고 이곳에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던 삼성SDS가 회사의 중심축을 AI로 옮긴 것이다. 구미1공장은 한화시스템이 전체 부지 19만8000㎡ 중 약 4만5000㎡를 임차해 사용 중이다. 한화시스템이 내년 구미 산호대로 새 사업장으로 이전을 마치면 빈 곳이 된다.

삼성전자 구미1공장은 이건희 선대 회장의 ‘애니콜 화형식’ 등이 이뤄진 곳이다. 생산 기능을 국내외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 활용도가 떨어진 땅을 삼성SDS가 사들이며 첨단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버 호텔’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는 슈퍼컴퓨터 등 첨단 정보기술(IT)이 집결된 인프라다. 삼성SDS는 국내에 서울 상암, 경기 수원과 동탄, 강원 춘천, 구미 등 5곳을 비롯해 해외에 13곳 등 총 18곳에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이다. 데이터센터는 몇 층으로 적층하느냐에 따라 처리 용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일각에선 이곳에 조(兆) 단위의 대규모 투자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삼성SDS가 사들인 구미 부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다른 데이터센터와 달리 이곳이 AI 특화 데이터센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와 다르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운영을 위해 수전설비 용량(총변압기 용량) 15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랙 하나에 7~12㎾의 전기를 공급하고 각 층에는 48시간 이상 운전이 가능한 발전기가 설치된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제어하고 식히는 냉각기 등 첨단 공조시스템도 있어야 한다.


삼성SDS가 데이터센터를 확장하는 이유는 기업들이 AI 사업을 확대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P&S인텔리전스는 데이터센터 시장 규모가 내년 3414억달러에서 2030년 622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는 AI 가동에 필요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제공(CSP)과 운영(MSP),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에서 국내 선두주자다. 모두 고성능 데이터센터가 필수인 서비스다. 삼성SDS의 올 3분기 클라우드 매출은 6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IT 서비스 부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9%에 이르렀다.

최근 이준희 전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사진)으로 발탁된 것도 데이터센터 강화와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기술과 경영 역량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형 관리자로 꼽힌다. 그는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의 기술 로드맵을 주도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도입을 이끌었다. 이 대표가 부임 직후 단행한 삼성SDS 임원 인사에서도 클라우드, 디지털 물류 등 AI 전문가가 승진자로 이름을 올렸다. KB증권은 내년부터 AI 사업 수익 창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면서 삼성SDS의 목표 주가를 20만원으로 유지했다.

강경주/이해성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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