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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니그룹 주가가 11일 장중 한때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자기기를 넘어 게임,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덕분이라는 평가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소니는 한때 주당 3398엔까지 오르며 정보기술(IT) 버블기인 2000년 3월(3390엔)을 넘어섰다. 종가는 전날보다 0.72% 상승한 3362엔으로 마감했다. 소니 시가총액은 약 20조7000억엔으로 도쿄증시에서 도요타자동차(약 42조4000억엔), 미쓰비시UFJ파이낸셜(약 22조2000억엔)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안정적 성장에 대한 기대로 엔터테인먼트주에 자금이 몰리며 주력 콘텐츠를 싹쓸이하는 소니에 대한 매수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11월 말 대비 주가 상승률은 소니가 13%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거인 넷플릭스(3%)와 월트디즈니(-2%) 등을 앞질렀다.
최근 해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세계 최대 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이 추가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연금기금도 6월 말 기준 보유 비율을 2.1%(2019년 말 1.9%)로 끌어올렸다.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주에 투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펀드도 소니에 주목하고 있다.
‘탈전자’를 선언한 지 10년이 넘은 소니는 그동안 사업 구조를 전환했다. 2000년 당시 전자사업 이익이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60%가량 벌어들이고 있다. TV와 스마트폰, PC 등 부문에서 고통스러운 개혁을 추진하는 한편 엔터테인먼트에 아낌없이 경영 자원을 투입했다. 올해 게임 부문 이익은 10년 전 대비 7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음악 부문은 5배, 영화 부문은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늘린 지식재산(IP)의 다양성이다. 음악 사업 부문이 관리하는 곡의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624만 곡으로 10년 동안 70% 증가했다. 미국 유니버설뮤직(2023년 말 450만 곡)을 능가한다. ‘귀멸의 칼날’ 등 많은 히트작을 배출한 애니메이션 사업도 2021년 미국 스트리밍 대기업 크런치롤을 인수해 작품을 늘리고 있다.
최근 게임, 애니메이션 등 히트작을 다수 보유한 일본 콘텐츠 기업 가도카와 인수도 나섰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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