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32인이 예측한 2025 산업 기상도 [혼돈 속 길을 찾다⑥]

입력 2024-12-1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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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톰’, ‘차이나 쇼크’, ‘내란 사태’…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다. 그럼에도 우리는 항상 미래를 내다보고자 노력한다. 한경비즈니스는 11월 말 32인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와 함께 ‘2025 산업대전망’ 단행본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반도체, 자동차, 스마트폰, 인터넷·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레저, 미디어·광고, 유통 등 한국 주요 산업의 2025년 전망이 펼쳐져 있다. 더불어 글로벌 증시 예측과 이에 대응하는 투자법 역시 담겨 있다. 한경비즈니스가 1500명의 펀드매니저들과 함께 선정하는 한국 최고의 애널리스트들은 과연 미래를 어떻게 그려보고 있을까.
◆반도체
AI 서버 고도화, HBM 수요 견인

현재 메모리는 디램(DRAM)을 중심으로 범용(레거시) 제품과 선단 공정 제품에 대한 수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사들은 실적 발표에서 고부가가치 중심의 수익성 위주 사업 정책 강화를 예고하는 등 선단 공정 사업 강화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빅테크 업체들은 단기 수익성보다 장기 생존이 걸린 인공지능(AI)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AI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멀티모달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워크로드 요구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AI 서버 수요 모멘텀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AI 서버 성능 개선을 위해서는 컴퓨팅 연산 동작을 지원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능과 채용량 증가가 필수적이고, 더 높은 단수의 패키징 제품 개발을 통한 용량 증가와 더불어 저전력 특성이 중요해지면서 고객들의 수요 다변화로 커스텀 HBM의 수요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DRAM 업황의 고점론, HBM 공급과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메모리 공급사들의 향후 실적 성장폭 둔화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 다만 기존 DRAM과는 다른 HBM의 빠른 테크 전환 속도와 커스텀 메모리의 성격이 강한 HBM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실제로 HBM 공급과잉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PICK 2025 유망종목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매출 86조8000억원, 영업이익 34조4000억원)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HBM 시장의 HBM3E 출하 비중 확대(2024년 46%→2025년 85%)가 예상되고, SK하이닉스가 평균판매가격이 HBM3E 8단 대비 두 자릿수 높은 HBM3E 12단 시장에서도 2025년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AI와 서버용 메모리(HBM, DDR5, eSSD) 매출 확대가 PC, 모바일 수요 둔화에 따른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을 상쇄시킬 수 있어 앞으로도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
신규 수주 늘리는 K-배터리

배터리 업황의 위기 속에서 기업 간 성패가 갈리고 있다. 특히 유럽 신생 기업들이 빠르게 도태되고 있다. 노스볼트의 자회사 노스볼트 에트 익스팬션 AB(Northvolt Ett Expansion AB)는 최근 파산했고 영국의 브리티시볼트는 파산 이후 매각 상대방을 찾지 못해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이 같은 위기에도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한국 배터리 셀 및 소재 기업들은 꾸준히 신규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

다만 주가 측면에서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추가 하락 리스크는 이전 대비 줄어들었지만 현시점에서 30% 이상의 주가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실적 리스크는 곧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나 멀티플 리스크는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2027년 실적 추정치가 크게 낮아지면서 멀티플은 여전히 2022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비싼 수준”이라며 “주가가 하락했어도 실적 추정치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특히 4배에서 10배 수준의 주요 기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상당한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PICK 2025 유망종목

추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 회사는 2024년 10월 한 달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및 포드와의 신규 계약 체결을 공시했고 추가로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리튬인산철(LFP)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계획 중(약 17GWh 규모)인 애리조나에서는 국내 물류 기업의 ESS 물류 자동화 설비 제작 공시가 있었다. 2026년 10월이 계약 종료일로 기재된 점을 감안할 때 LFP ESS 프로젝트 역시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통신
새로운 먹거리는 AI

2025년 국내 통신업종의 화두는 통신과 AI의 접목이다. 본업인 유무선 통신사업에서 정체기를 맞이한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시기다. 기존 사업과 연계한 AI 기술을 도입해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발표된 SK텔레콤과 KT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SK텔레콤은 2030년 총매출의 35%를 AI 비중으로 채운다는 목표이며, KT 역시 2028년까지 AI·IT 매출을 현재보다 3배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AX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한 LG유플러스 역시 비슷한 내용의 AI 비전 제시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간 전방위적 협력을 약속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국형 AI 클라우드 공동 개발, AX 전문 기업 설립 및 인재 양성 공동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AI 수익화의 세 가지 축으로 AI DC, AI B2B, AI B2C 서비스를 제시했다. 2024년 상반기에만 2억3000만 달러의 지분투자를 통해 AI 역량을 강화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까지 통신사들의 AI 기술 도입 성과가 나타나는 분야는 AI 데이터센터와 AICC 두 영역에 불과하나 국내 통신사들의 최근 몇 년간의 공격적인 AI 투자 및 역량 강화 노력이 2025년부터는 결실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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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이 통신업계의 글로벌 트렌드인 가운데 KT 역시 저수익 사업 합리화 명목으로 블록체인과 디지털 물류사업 매각, 헬스케어 사업 철수 등 강도 높은 조직 관리를 진행 중이며 르완다네트웍스 등 해외 적자 법인 정리를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 KT OSP와 KT P&M을 설립해 최대 5700명의 인력 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스마트폰·통신장비
‘온디바이스 AI’가 희망

PC(데스크톱·노트북)는 전년 대비 0~1%의 성장률을 시현할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과 PC 모두 기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은 기기내장(온디바이스) AI 기기의 확대라고 판단된다. 온디바이스 AI가 본격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인텔과 퀄컴을 필두로 온디바이스 AI 기기의 확산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에 세트 업체들의 온디바이스 기기 출하는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애플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채용 확대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다. 2024년 아이패드 프로가 OLED 패널을 탑재해 출시됐고 내년부터 Air, 일반, 미니 등의 모델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노트북에도 OLED 채택 가능성도 있어 2025년 하반기부터는 관련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의 양산 준비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PICK 2025 유망종목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선호주로 삼성전기, 대덕전자, 비에이치를 추천했다.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황이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완연한 회복세를 시현할 것으로 전망한다. 온디바이스 AI의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기기당 MLCC 탑재량 확대 및 패키지 기판의 고성능화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대덕전자는 AI 관련 신규 모멘텀이 기대된다. 2024년 4분기 중에 AI용 기판 공급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비에이치는 OLED 대면적화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2~3년간 아이패드 및 맥북에 OLED의 탑재율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과 노트북은 면적 기준으로 유의미한 규모이기 때문에 면적에 상응하는 가격 책정이 가능한 OLED용 기판은 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전자·가전
AI 스마트폰 경쟁 기대

중국 시장 회복세와 AI로 인한 하드웨어 교체 수요는 스마트폰 수요 반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수 소비가 정부 주도 소비경기 선순환을 통해 개선될 수 있다면 이는 스마트폰 등 장기간 부진했던 내구소비재 판매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스마트폰 수요 반등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AI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라며 “소수의 주력 모델을 중심으로 적용됐던 AI 기능이 중저가 모델까지 확대되고 온디바이스 AI 성능이 고도화되며 AI 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의 구매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경쟁력을 강화한 제품들이 연달아 출시되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2025년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전년 대비 1.2% 늘어난 2억3000만 대, 전년 대비 3% 늘어난 2억2500만 대로 추정된다.

PICK 2025 유망종목

AI 가전 중심의 프리미엄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디바이스의 확산으로 고성능 디스플레이의 수요 증가가 기대되며 OLED 채택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LG전자의 2025년 실적은 매출이 전년 대비 1.8% 늘어난 89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2.8% 증가한 4조1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인터넷·소프트웨어
구조 개선하는 게임, 회복 더딘 인터넷

게임업계가 본격적인 구조 개선에 돌입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개발 프로젝트 중단, 희망퇴직 단행 등 현재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이어나가고 있다. 2024년 4분기 일회성 인건비 급증은 불가피한 상황이나 본사 기준 4000명대 중후반의 인력을 2025년까지 3000명대로 감축할 계획이다. 넷마블 역시 적극적인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4년 3분기 영업비용은 5820억원으로 예상치를 5% 하회했다. 다만 기존작들의 하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과 올해 나혼랩 글로벌 흥행으로 높아진 이익 수준을 고려할 때 2025년에도 성장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글로벌 게임산업은 신작 공급의 정상화와 함께 성장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라며 “미드코어, 하드코어 장르보다 짧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라이트 게임에 대한 유저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대표 기업 네이버, 카카오의 2025년 매출액 성장률은 10%를 달성하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를 필두로 한 중국 직구 플랫폼의 위협은 여전한 상태다. 웹툰 부문도 2025년 저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콘텐츠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광고 부문의 반등이 2025년 네이버, 카카오의 수익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인하 이후 디스플레이 광고 집행비 상승을 예상한다.

PICK 2025 유망종목

네이버는 2022~2023년 크게 부진했던 디스플레이 광고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 앱 홈 피드 개편 작업 이후 체류시간이 반등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인스타, 유튜브가 맞춤형 및 숏폼 콘텐츠 노출로 수년간 앱 체류시간 성장을 이끌어왔듯 홈 피드 고도화로 네이버 역시도 장기적인 체류시간 증가 흐름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게임업종에선 시프트업을 추천한다. 시프트업은 2025년에도 기존작 지역 확장 및 플랫폼 확장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메인 지식재산권(IP) 니케는 출시 2년이 지났지만 견조한 트래픽과 매출이 이어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레저
사상 최대 실적 기대되는 엔터테인먼트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2025년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우선 앨범의 경우 과거 수준의 폭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장 흐름이 예측된다. 이미 2024년 4분기 일부 확인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의 앨범 수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향 앨범 비중이 2023년 12%를 바닥으로 2024년 3분기 누적 21%까지 재차 반등했다. 방탄소년단(BTS)와 블랙핑크 등의 완전체 컴백도 기대된다.

2025년 하이브·JYP의 한국 남자 그룹을 포함해 최소 5팀 이상의 데뷔가 예상된다. 최근 데뷔한 신인 그룹들의 경우 SM의 라이즈가 이미 앨범 100만 장 지표를 상회했으며 보이넥스트도어 역시 1년 반 만에 이에 근접했다. 투어스·아일릿·베이비몬스터 역시 70만 장에 근접한 수준으로 향후 1~2년 내 100만 장 달성이 예상된다.

PICK 2025 유망종목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를 최우선주로 꼽았다. 하이브는 BTS의 군입대 공백과 2023년 10월부터 이어진 중국향 앨범 감소, 어도어 이슈가 겹치면서 주가가 부진했다. 2025년에는 실적 모멘텀이 상당히 좋다고 판단한다. BTS가 6월 완전체로 제대한다. 2026년 온기로 활동한다고 가정할 때 1번의 컴백과 연간 250만 명 내외의 투어,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2차 판권 역량을 고려하면 매출액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디어·광고
제작비 부담 완화와 리쿱 비율 개선 기대

미디어 업종은 3년 만의 불황을 딛고 2025년 유의미한 업황 회복이 기대된다. 특히 드라마 제작 산업의 업황 회복이 호전될 전망이다.

불황의 근원이었던 제작비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넷플릭스가 드라마 주연배우의 회당 출연료를 3억원으로 제한한 사례가 보도됐고 제작사들의 크리에이터 효율화를 위한 노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산업 최전방에 있는 스튜디오드래곤은 투트랙으로 준비 중이다. 출연료에 제한을 두되, 흥행 시 수익배분(RS)을 하거나 향후 드라마의 주력 간접광고(PPL) 브랜드가 관련 사업을 할 때 주연배우가 꼭 참석하는 것 등 다방면으로 접근 중이다. 실제로 이제 막 기획된 작품들은 제작 단가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드라마가 보통 기획·제작돼 방영되기까지 약 8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적상 2025년 2분기쯤부터 매출원가율 개선이 가능하다. 제작비가 낮아진 만큼 똑같이 매출이 줄어들지 않고 리쿱(회수) 비율이 개선되는 것이 중요하다. 광고 수익을 기초로 하는 국내 편성 리쿱 비율은 회복되기 어렵겠지만 해외 판권 리쿱 비율은 더욱 좋아질 것 같다.

드라마 수익률이란 투입한 제작비(분모 개념)를 국내 방송사로부터 받는 ‘편성’ 수익, 협찬+PPL 수익,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중국 등 국내외 ‘판권’ 수익(분자 개념)으로 리쿱한 후 차익을 남기느냐의 싸움이다.

PICK 2025 유망종목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튜디오드래곤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비용 부담을 낮추는 등 제작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며 업계를 리딩한다면 2021년 대비 시가총액이 5분의 1 이상 줄어든 에이스토리, 삼화네트웍스, 팬엔터테인먼트 등 중소형 제작사들의 랠리도 기대해볼 수 있다.

◆유통
온라인 시장 재편과 오프라인의 역습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내수 경기의 회복은 더디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유통사가 처한 환경은 개선된다고 내다봤다.

오프라인 유통사의 실적 부진 요인 중 하나는 온라인 산업의 고성장에 따른 유통 기업 간의 경쟁 심화였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제한된 내수 시장에 경쟁자의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오프라인 기업들은 소매시장 내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했지만 많은 회사들이 뼈아픈 경험을 했다.

2024년부터 쿠팡을 중심으로 온라인 시장 재편이 시작되면서 소매시장 내 경쟁 강도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2024년 7월 티몬과 위메프의 셀러 미정산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 온라인 산업의 매출 증가율은 눈에 띄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산업의 시장 재편과 성장률 둔화는 오프라인 기업들의 프로모션비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손익 개선에 긍정적이다.

PICK 2025 유망종목

2025년 이마트는 잃어버린 이익 체력과 소비자를 동시에 되찾는 해가 될 걸로 예상한다. 이마트는 조직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2024년 상반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7월에는 마트 사업부(이마트 별도)와 에브리데이를 합병했다. 또한 2025년부터는 마트와 슈퍼의 제품을 공동 매입해 바잉 파워를 높이는 구매 통합을 시작한다. 소비자의 관심을 되찾기 위해 식품 강자인 CJ제일제당과 다양한 형태로 협업 또한 진행 중이다. 2025년 연결 기준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8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타이어
스마트카가 주도하는 2025년

2025년은 자동차 시장에서 스마트카 시대의 개막이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해가 될 전망이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자율 이동 소프트웨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2024년 10월 로보택시 행사에서 10년간 개발해온 자사의 자율 이동 소프트웨어 FSD의 개발 완료와 이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진 계획을 발표했다. FSD란 Full Self-Driving의 약자로 완전자율주행을 의미한다. 이는 테슬라가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명칭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자율 이동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화웨이와 샤오미의 판매가 그 어느 브랜드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을 전후해 내연기관 브랜드 매장이 한산하고 전기차 브랜드 매장이 북적거렸던 것처럼 이제는 단순 전기차 브랜드 매장이 한산해지고 스마트카 브랜드 매장이 북적거리는 모습이 확인될 전망이다.

소비의 물결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테슬라는 2024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FSD가 첫 번째로 상용화된 지역인 북미 시장에서 소비자의 FSD 구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PICK 2025 유망종목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종의 최선호주로 만도를 꼽았다. 현재 기존 전통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량과 판매점유율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방 업체들의 생산량 감소는 부품 업체들에도 동일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업종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부품 업체를 선별해내기 위한 조건은 간단하다. 기존 전통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스마트카 선도업체를 고객으로 확보한 업체를 찾는 것이다. 만도는 미국 전기차 업체와 중국 솔루션 업체 모두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에 제동·조향·현가장치를 모두 납품하고 있으며 중국 솔루션 업체에는 조향 및 현가장치를 납품하고 있고 제동장치에 대한 공급 협상이 진행 중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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