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제약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제품이 생산되는 함안공장의 무허가 폐수 배출을 적발당하고 두 달이 지나 행정처분이 나온 뒤에야 이 사실을 공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 후 물환경보전법 위반 사실이 공시되기 전까지 외국인이 보유 주식을 대거 팔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해당 물량 대부분을 받은 개인이 손실을 떠안게 됐다.
조아제약은 지난 10일 전 거래일보다 1.41% 하락한 8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46% 밀린 797원까지 하락해 52주 신저가 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이튿날인 11일에는 오전 11시32분 현재 전날보다 1.90%(16원) 내린 824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 하락 배경으로는 함안공장의 생산 중단 예정 공시가 꼽힌다. 조아제약은 내년 1월24일부터 함안공장이 폐수배출시설 폐쇄로 인해 생산을 중단한다고 10일 공시했다. 공장의 폐수배출시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무허가 폐수를 배출한 게 적발돼 함안군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함안공장의 무허가 폐수 배출을 적발한 지난 10월10일 이후 두 달 만에 행정처분을 받자 그제야 회사는 이 사실을 공시를 통해 알렸다.
함안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매출은 조아제약 전체 매출에서 74.7%를 차지한다. 조아제약 측은 "관련 법규 및 행정절차를 준수하면서 지자체와 협력해 필요한 개선 작업을 조속히 완료할 예정"이라며 "생산중단일 전에 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은 유통과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매출의 74.7%에 해당하는 공장 생산이 중단된다는 공시에도 전날 낙폭이 1.41%에 그친 건 주가가 이미 많이 하락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29.92% 하락했고, 이달 들어서 전날까지 8.3% 더 빠졌다. 지난달 낙폭은 코스닥지수(8.72%)의 3배 이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조아제약의 베타는 0.49로, 변동성이 코스닥의 절반 수준인 종목이지만 11월에는 훨씬 크게 하락했다. 과거와 비교해 지난달 들어 하락세가 가팔랐다는 뜻이다.
주가 약세 속 포털사이트의 조아제약 종목토론방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속앓이가 나온다. 한 누리꾼은 "(주식을) 팔 사람도 살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지난 10월10일 조아제약 함안공장의 무허가 폐수 배출을 적발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이 사실을 함안군청에 알린 11월8일 이후부터 주가 낙폭이 커진 점에 관심이 쏠린다. 바로 다음 거래일인 11월11일에 5.61%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11월 11~15일 한 주 동안에만 22.38%가 빠졌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적발한 지난 10월10일 이후부터 집계하면 하락폭은 40.38%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14일에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소수계좌에 거래가 집중됐다는 이유로 조아제약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2~14일 3거래일 동안 특정 외국인 계좌 1개의 조아제약 주식 거래에 대한 관여율이 9.45%, 상위 10개 계좌의 관여율이 40.66%에 달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동안 외국인이 조아제약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이 거래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지난 10월11일부터 전일까지 조아제약 주식을 1억26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조아제약이 전일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264억원의 초소형주인 만큼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로 풀이된다. 조아제약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0월10일 0.79%에서 전일 0.44%로 낮아졌다. 외국인의 평균 매도가는 1068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21.35%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매도한 물량은 대부분 개인이 받았다. 개인은 10월11일부터 전날까지 조아제약 주식을 1억2100만원어치 순매수했고, 평균매수가(1012원) 대비 17%의 손실을 떠안고 있다.
이번에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조아제약 함안공장은 생산이 중단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함안군청 관계자는 "내년 1월24일까지 폐수 배출 시설을 개선해 기준치 이하의 폐수를 배출하게 되면 생산을 중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아제약이 이미 무허가 폐수를 배출한 데 대한 사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조아제약 함안공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후 사법처리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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