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데이터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티맥스데이터는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가져와 독자 경영하고, 박 회장은 티맥스에이앤씨(A&C)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티맥스데이터와의 담보 관계를 정리한 티맥스에이앤씨는 투자 유치 작업에 속도를 내 자금난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증여하는 동시에 티맥스데이터는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티맥스에이앤씨 지분 일부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해줬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올 초부터 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접촉해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대주주 지분 일부가 질권으로 설정된 탓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질권 해제로 투자 유치의 걸림돌은 해소된 상황이다.
박 회장은 2022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던 티맥스소프트 지분 60%를 콜옵션을 행사해 지난 8월 되찾아왔지만 4개월여 만에 티맥스소프트 모회사인 티맥스데이터를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넘긴 것이다. 박 회장의 숙원 사업인 '슈퍼앱'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티맥스에이앤씨가 지난해 535억원의 영업적자와 1067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티맥스데이터가 완전히 스틱·캑터스 컨소시엄 품으로 넘어가면서 티맥스그룹은 티맥스에이앤씨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 티맥스에이앤씨는 박 회장의 야심작인 '슈퍼앱' 개발에 집중하는 회사다. 티맥스클라우드, 티맥스가이아, 티맥스에이아이, 티맥스메타버스 등 티맥스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슈퍼앱은 전문적인 코딩 기술 없이도 누구나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특정 운영체제(OS)와 디바이스, 앱마켓 등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환경에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티맥스에이앤씨는 투자 유치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복수의 PEF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들이 티맥스에이앤씨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투자를 고민하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지난 9월부터 직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 임금 체불이 이어지자 티맥스A&C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직원들도 회사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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