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1일 15: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데이터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티맥스데이터는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 경영권을 가져와 독자 경영하고, 박 회장은 티맥스에이앤씨(A&C) 경영에 집중하기로 했다. 티맥스데이터와의 담보 관계를 정리한 티맥스에이앤씨는 투자 유치 작업에 속도를 내 자금난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 티맥스데이터 지분 전량 증여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티맥스데이터 보유지분 22.4% 전량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증여했다. 앞서 티맥스데이터에 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72%를 보유하고 있던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은 이번 증여를 통해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94%로 확대했다. 기존에 박 회장과 함께하던 공동 경영체제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 단독 경영으로 전환됐다.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증여하는 동시에 티맥스데이터는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티맥스에이앤씨 지분 일부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해줬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올 초부터 시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을 접촉해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섰으나 대주주 지분 일부가 질권으로 설정된 탓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질권 해제로 투자 유치의 걸림돌은 해소된 상황이다.
박 회장은 2022년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던 티맥스소프트 지분 60%를 콜옵션을 행사해 지난 8월 되찾아왔지만 4개월여 만에 티맥스소프트 모회사인 티맥스데이터를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에 넘긴 것이다. 박 회장의 숙원 사업인 '슈퍼앱' 개발 성과를 내지 못하며 티맥스에이앤씨가 지난해 535억원의 영업적자와 1067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영업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티맥스그룹, 에이앤씨 중심으로 재편
기존 티맥스그룹은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에이앤씨를 중심으로 크게 두 축으로 나뉘어있었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를 아래에 둔 중간지주사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티맥스티베로는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이 주력 상품인 회사다. 공공기관 등이 주요 고객이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은 티맥스소프트와 티맥스티베로의 성장을 가속화해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티맥스데이터가 완전히 스틱·캑터스 컨소시엄 품으로 넘어가면서 티맥스그룹은 티맥스에이앤씨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 티맥스에이앤씨는 박 회장의 야심작인 '슈퍼앱' 개발에 집중하는 회사다. 티맥스클라우드, 티맥스가이아, 티맥스에이아이, 티맥스메타버스 등 티맥스그룹의 신사업을 담당하는 회사들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슈퍼앱은 전문적인 코딩 기술 없이도 누구나 고품질의 경쟁력 있는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특정 운영체제(OS)와 디바이스, 앱마켓 등에 종속되지 않고, 모든 환경에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티맥스에이앤씨는 투자 유치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복수의 PEF와 신기술사업금융회사들이 티맥스에이앤씨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투자를 고민하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지난 9월부터 직원들의 급여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다. 임금 체불이 이어지자 티맥스A&C에서 개발 업무를 담당하던 핵심 직원들도 회사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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