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이 주도하는 대규모 의료 인공지능(AI) 컨소시엄 '닥터앤서 2.0'이 싱가포르 국립대병원(NUH)과 함께 기술력 검증에 돌입한다. 해외 수출 등 추가 성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병원 측은 기대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0일 싱가포르 NUH에서 AI 솔루션 해외 교차검증 착수식을 열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검증은 9일부터 13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위암, 폐렴, 간암, 갑상선암 등 4개 질환 AI 소프트웨어 성능을 평가할 계획이다.
국내 의료데이터와 기술력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싱가포르에 설치해 인프라를 점검하고 해외 병원데이터를 이용해 AI 모델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시연과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고 기술적 적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닥터앤서2.0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지원을 받아 4년 간 진행된 대규모 의료 AI 프로젝트다. AI 기술에 대한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 게 목표다.
프로젝트엔 국내 30개 의료기관과 19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39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했다. 진료 데이터와 의료영상 등 광범위한 의료데이터를 분석해 12개 중점질환 위암, 우울증, 피부질환, 당뇨, 폐암, 폐렴, 전립선증식증, 간암, 뇌경색, 간질환, 고혈압, 갑상선암에 대한 24개 AI 정밀의료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번 검증은 국산 의료AI 솔루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병원 측은 내다봤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의료기기 임상시험 가이드라인과 연계해 의료기기 인허가도 진행하고 있다.
이호영 분당서울대병원 닥터앤서 사업단장은 "싱가포르와의 교차검증은 국내 개발 AI 솔루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해외에서 직접 입증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앞으로도 우리 의료 AI 기술과 서비스를 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개발된 AI 솔루션은 1차, 2차, 3차 의료기관에 모두 맞춤형으로 적용할 수 있다. 임상검증과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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