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시대에 가장 주목할 자산은 ‘비트코인’이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강력한 ‘트럼프 스톰’과 글로벌 경제 구조의 재편, 여기에 비트코인이 이전에 보였던 ‘반감기 이후’의 강세장을 따른다면 2025년 8월 말, 9월 초 사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단, 급격한 변동성은 비트코인이 숨긴 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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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불장에서 2억~2억5000만원이 고점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이 놀라울 정도로 ‘친(親)가상화폐 인사’입니다. 실제 정책을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이 다시 중심에 섰다. 투자자와 애호가, 분석가들은 이번 불장의 정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특히 2025년은 비트코인 역사상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비트코인 전도사’로 잘 알려진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블록체인학과 오태민 교수는 △비트코인의 ‘반감기 주기’ △미국의 친가상화폐 인사 중용 △이로 인한 글로벌 대기업의 가상화폐 진출 가능성 등으로 2025년 비트코인의 우상향을 전망한다.
오 교수는 이러한 패턴이 2025년에도 반복될 가능성을 제기하며 “2024년 4월의 반감기 이후 본격적인 폭등장이 2025년 1~2월”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가상화폐 대통령’인 트럼프의 당선 이후 시장의 흐름이 두 달 앞당겨졌다고 지적하며 현재의 가격 상승세는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과거 세 번의 반감기 동안 비트코인이 각각 100배, 30배, 7배의 상승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표 참조). 비트코인의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상승률도 점차 완만해지는데, 이번 4차 반감기에서도 이러한 패턴이 이어진다면 약 2.5배의 상승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이미 1억4000만원을 터치했으며 2025년에는 최소 2억원에서 2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가상화폐 전문가들 중에는 3억원에서 많게는 5억원(약 40만 달러)까지 높여잡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상승장에도 비트코인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오 교수는 “폭등장에서도 조정은 필연적”이라며 지난 12월 3일 밤 한국의 정치 리스크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8000만원대까지 떨어진 사건을 예시로 들었다. 당시 8000만원대 패닉에 빠져 매도한 이들은 큰 손실을 입었고 이후 비트코인은 며칠 만에 1억4000만원까지 급등했다. 12월 12일엔 마이크로소프트가 주총에서 비트코인을 담지 않겠다고 하자 밤새 5% 가까이 폭락했다.
불장이 끝없이 이어지지도 않는다. 그는 “2억원대에 도달하면 시장에 뒤늦게 진입하는 사람들이 몰리며 급격한 조정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정은 순식간에 약 60% 이상 폭락할 정도로 크기 때문에 극심한 변동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2600만원에서 400만원대까지 떨어진 2018~2019년이 단적인 예시다. 급격한 조정 이후엔 2년 가까이 어두운 터널을 건너야 했다. 그때마다 “비트코인은 끝났다”는 조롱이 끊이지 않았다.
변동성 장세에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가상화폐 시장에 새 바람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가상화폐를 미국의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의지를 내비쳤으며 그의 인선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오 교수는 “트럼프의 측근들이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관련 정책을 발표할 때까지 횡보하다가 실제 정책이 나온다면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G2 전쟁’에서도 비트코인은 전략적 무기로 쓰인다. 중국이 19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21만개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미국은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에서 1위다. 마음만 먹었다면 훨씬 더 많은 비트코인을 모을 수 있었다. 2013년 이후, 당국이 수사과정에서 압수한 비트코인이 최소 4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십수년여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팔아치웠다.
그런데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시절 더 이상 팔지 않고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란 트럼프의 전략이 비트코인에서도 쓰이는 셈이다.
미국의 변화는 곧 빅테크의 가상화폐 진출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오 교수는 “2025년에 애플과 구글 같은 빅테크가 비트코인이나 가상화폐로 무얼 하는지를 주목해야 한다”며 그간 빅테크 기업들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하지 못한 수많은 사업 계획들이 미국이란 ‘친가상화폐 정부’의 등장하에 터져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페이스북(현 메타)이 암호화폐를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마크 저커버그 CEO가 수차례 청문회에 서는 등 규제 당국의 압박으로 사업을 매각하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 전개될 것이란 설명이다.
오 교수는 “2만여 개의 알트코인 중 일반인이 옥석을 가려 100배, 1000배의 수익을 내는 코인을 찾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비트코인은 그간의 기록에서 3년 정도 기다리면 원금 회복이 가능했지만 비트코인을 뺀 나머지 알트코인은 7~8년이 지나도 원금 회복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신중한 접근을 권했다.
코인을 대신 구매하게 맡기거나 채굴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타인에게 구매를 맡기는 방식을 악용한 사기가 기승이다.
오 교수는 “비트코인을 대신 구매해 준다는 제안은 열에 아홉은 사기”라며 “특히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이런 사기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비트코인은 개인 계정으로 분리되어야 하며 신뢰할 수 없는 제3자에게 자산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 사기꾼들은 복잡한 기술 과정을 악용해 투자자의 비트코인을 훔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직접 구매가 어렵다면 공인된 금융기관이나 합법적인 거래소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
또 하나의 함정은 비트코인 채굴기에 투자하는 것이다. 채굴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핵심 기술로 보이지만 개인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 교수는 “채굴기는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금방 사양화된다”며 “처음에는 매달 이익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채굴기 성능이 떨어져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채굴기 사업자들이 외국 회사들이라 눈으로 직접 가서 확인하기 어렵고,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억울한 가상화폐 투자 사기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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