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금’, 하반기 ‘구리’…내년에도 ‘금속의 시대’ [혼돈 속 길을 찾다④]

입력 2024-12-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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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혼돈 속 길을 찾다, 2025 재테크 가이드]



‘원자재 에브리싱 랠리’. 올해 원자재 시장의 단연 스타는 금과 구리였다. 2025년에도 전문가들은 금과 구리의 강세를 예상한다. 상반기엔 금이, 하반기엔 구리가 금속의 시대를 이어간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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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견제하는 국가들이 미국채를 매도하는 반면 금 현물 보유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은 금 수요를 더욱 강화시킬 겁니다.” KB증권의 홍은미 GOLD&WISE 더퍼스트 반포센터장은 2025년에도 유망자산으로 금을 제시했다.

올해 연초와 비교해 26% 상승하며 주요 원자재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뽐냈던 금은 2025년 상반기에도 완만한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은 경제적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러·우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군사적 마찰이 전개되면서 과거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상태다.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인 금으로의 자금 유입은 늘어나며 금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금리인하기에도 금은 시의적절한 재테크 수단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기조로 2025년에도 금리인하 사이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환 삼성증권 삼성타운금융센터WM2지점장은 “실질금리가 낮아지고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면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며 “여기에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 금의 선호도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은미 반포센터장 또한 “기준금리 인하, 강달러 제한, 물가 안정으로 실질금리가 낮아지면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질금리가 하락하면서 북미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금 ETF 내 자금도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2024 상반기 원자재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전규연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2025년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약 429만원) 내외까지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12월 10일 현재 기준으로 금 가격은 온스당 2692달러다.

다만 그는 높은 금 가격 때문에 보석용 금 수요가 크게 줄고 있으며 중국 가계의 금 구매력도 다소 약해지고 있다는 점, 금 가격이 너무 높다는 우려로 신흥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입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점을 들어 2025년 하반기에는 금 가격이 점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금의 자리는 산업금속이 대체할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산업금속은 구리나 철, 알루미늄, 아연, 니켈, 주석, 납처럼 주로 산업활동과 제조업에서 많이 사용되는 금속 자원을 뜻한다. 즉 제조업 생산이 증가하면 함께 뛰는 시장이 산업금속 시장이다.

2024 상반기 원자재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전규연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신흥국 경기 모멘텀 반등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 디지털 수요 증가로 소비가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소지가 있다”며 글로벌 제조업 업황 개선을 토대로 산업금속 가격의 반등을 기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탄소중립 시나리오하에서 구리 수요가 2030년까지 1.5배 증가하고 석유 소비는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통적 에너지를 추구한다고 해도 중장기적인 에너지 시스템 변화와 산업금속 수요 증가 기조는 유효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그가 주목한 원자재는 구리다. 구리는 산업금속 중에서도 건설, 장비, 인프라, 운송 등 산업 전반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범용성이 높다. 2024년에도 구리 값은 신고가를 기록할 만큼 뛰었다. 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반등하기 시작한다면 주요 원자재 대비 구리 가격의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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