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2일 11:1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초고다층 인쇄회로기판(PCB) 제조기업 이수페타시스가 5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다시 추진한다. 금융감독원 정정 요구로 증자 철회를 기대했던 투자자의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는 유상증자 철회 요구 등 집단행동에 착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12일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오전 11시 10분 기준 9.02% 하락한 2만2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이수페타시스가 유상증자를 위한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자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 지난 2일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제동이 걸린 지 약 열흘만이다.
이수페타시스는 지난달 8일 탄소나노튜브(CNT) 제조사 제이오를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동시에 인수 자금 마련 등을 위해 5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상증자에 주주들의 불만은 컸다. 반도체 기판을 만드는 이수페타시스가 2차전지 소재 제조사인 제이오를 인수하려는 것에 이해할 수 없다는 주주의 반발 역시 거셌다.
이수페타시스와 제이오의 시너지에 달린 의문부호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제이오 인수 발표 이전 3만3700원이었던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이달 2일 2만1100원까지 하락했다.
같은 날 금감원이 이수페타시스 유상증자에 대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하자 그 다음날 주가는 27% 급등했다. 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던 대규모 유상증자가 철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회사는 유상증자 및 제이오 인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번 정정 신고서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신사업 확장의 필요성을 비롯해 제이오 인수 과정, 시너지 기대 효과 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신사업 확장을 위해 인쇄회로기판과 직간접적 관련성이 높은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기엔 적정 인수 대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쇄회로기판 성능 개선에 계열사인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이 제조하는 황화 리튬보다 제이오의 CNT가 더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해 주요 주주가 유상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당근책도 내놓았다.
이수페타시스 최대주주인 ㈜이수(지분율 21.19%)는 배정 물량에 120%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발행 예상 가격 기준 약 1400억원 규모다. 김상범 이수 회장(0.90%)도 100% 참여한다. 약 50억원어치다.
다만 주주 반발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주주대표를 선출했다. 유상증자 철회 및 제이오 인수 철회 등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이수페타시스 소액주주연대는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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