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1일 “반도체 투자를 전국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일본 최대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 재팬’ 축하 영상에서 “(반도체 투자를) 정부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부활’을 위해 2021년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4조엔을 쏟아부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최한 이날 전시회엔 반도체 제조장비·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35개 나라·지역에서 1107개 기업·단체가 참여했다. 13일까지 예상 방문객은 작년보다 20% 늘어난 10만 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 반도체 부활을 이끄는 아마리 아키라 반도체전략추진의원연맹 명예회장(전 중의원 의원)은 행사에서 “첨단반도체 생산을 대만 TSMC 한 곳이 맡는 것은 세계 최대의 리스크”라며 “라피더스의 의의가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는 2027년 최첨단 2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날 전시회엔 라피더스, NTT, 키옥시아 등 일본 대표 기업은 물론이고 미국 램리서치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까지 총출동했다. 히가시 데쓰로 라피더스 회장은 “반도체는 전력 낭비가 많은 범용 칩에서 나아가 용도에 따라 (기능을 특화한) 전용 칩 시대가 올 것”이라며 “설계 혁신이 일어나 전력 소비는 5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와다 준 NTT 회장은 광전융합반도체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매우 얇은 막으로 구성한 광원을 이용하는) 멤브레인형 반도체 레이저 실용화를 라피더스와 공동으로 연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SEMI에 따르면 2027년까지 전 세계에 108개 반도체 공장이 신설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78곳으로 가장 많고 그중 11곳이 일본이다. 아지트 마노차 SEMI 회장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 물결로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40년 2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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