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美 증시 랠리 계속된다…AI 소프트웨어株가 주도"

입력 2024-12-12 17:58   수정 2024-12-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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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미국 우선주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 외 국가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와 관계없이 큰 규모의 시장 성장세가 예상되는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이재옥 KB증권 리테일사업총괄본부장)

12일 열린 ‘2025 대내외 경기·금융시장 대예측 세미나’에서 연단에 선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강세가 예상되는 AI와 반도체 관련 업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달러 강세에 대비해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 투자 자산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소프트웨어 관련주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미국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달러 강세 △AI 기술 혁신 등이 내년에도 글로벌 투자 자금을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옥 본부장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미 증시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며 “글로벌 증시는 ‘미국과 미국이 아닌 증시’로 양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정주 신한투자증권 청담금융센터장은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되면 수출주 중심인 한국 증시는 피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 비중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AI와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엔비디아, 브로드컴, SK하이닉스 등 하드웨어 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면, 내년에는 AI 소프트웨어 기업의 성장이 돋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 본부장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AI 섹터 내 주도주가 변화하면서 테슬라나 팰런티어 등이 부각될 것”이라며 “메가 트렌드를 타는 투자가 편안한 투자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200조원 규모인 AI 시장은 2030년 1900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과 비트코인 등 대체자산도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하는 피난처가 될 것으로 주목했다. 김정현 하나증권 금융상품추진실장은 “비트코인 투자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변동성도 기술주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미 정부가 잔여 비트코인을 채굴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밝히면서 비트코인은 새로운 투자 자산 중 한 축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크게 상승한 금은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염 센터장도 “최근 금 가격을 올린 건 중국과 러시아 등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국가들의 수요였다”며 “미국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수요가 올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밸류업·고배당주 주목”
전문가들은 미국 외 시장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도는 올해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였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며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의 경기를 떠받치는 원자재 수출이 늘어나려면 중국 경기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염 센터장은 “인도 증시는 중국 증시가 반등하면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금을 중국에 뺏길 수도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 전망도 밝지 않은 편이다. 트럼프 정부가 해외 수입 물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겠다고 한 만큼 한국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될 수 있어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보편 관세가 최대로 적용될 경우 한국 총수출액은 최대 448억달러(약 64조2028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액의 약 6% 수준이다.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실제 관세 정책이 어디까지 적용되느냐는 불분명하지만 트럼프 집권 초반에는 대통령의 재량권을 적극 활용해 관세정책을 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산업도 트럼프의 무역정책에 따라 피해와 반사이익을 보는 업종이 갈릴 것으로 예상됐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미국 무역 흑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자동차와 2차전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반면 미국의 중국 수출입 규제로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업종은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고배당주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관련주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왔다. 김 실장은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기업에 투자해 매매차익보다 배당수익을 노릴 만하다”며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사거나 투하자본이익률(ROIC)이 우수한 우량주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마다 다소 엇갈렸다. 염 센터장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우량주는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안 부원장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팬데믹 이전보다 크게 낮아지고 있다”며 내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4.5%에서 4.1%로 낮췄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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