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원하면 제주도에서 한 달간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을 지원하는 회사가 있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 코스닥시장 상장사 쿠콘의 얘기다.
쿠콘은 핀테크 전문기업 웹케시의 전문 연구소가 2006년 독립해 만들어진 회사다. 웹케시 연구소장 출신인 김종현 쿠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쿠콘은 300여 가지의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판매하는 국내 최대 규모 관련 스토어 '쿠콘닷넷'을 운영하고 있다. API는 컴퓨터 서버의 데이터베이스(DB)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일종의 통로로 일컬어진다.
쿠콘은 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가 잘 갖춰진 회사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보유한 4층 건물에서 최대 한 달간 희망하는 직원은 워케이션을 할 수 있다. 직원들은 2층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1층에 마련된 카페를 이용할 수 있다. 쿠콘 관계자는 "건물 3~4층엔 공용 숙소가 마련돼 있다"며 "혼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직원들은 인근에 따로 숙소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쿠콘이 소속된 웹케시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는 요트도 지원한다. 사내 포인트 등을 활용해 강원 속초에 있는 요트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서울 여의도 본사에 마련된 카페에서는 아침마다 샌드위치가 무료로 제공된다. 토요일에는 음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20여 종의 운동기구가 갖춰진 헬스장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근로 시간 8시간을 유지하면서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도 운영하고 있다. 연말마다 탁구대회를 열어 직원들 간의 소통도 늘려나가고 있다.
이 같은 복지제도를 마련한 데는 김 대표의 생각이 반영된 부분이 크다. 1997년 외환위기(IMF) 때 은행권에 몸담은 김 대표는 "'좋은 직장'으로 평가받던 은행들이 파산하는 걸 보며 '좋은 회사는 직원에게 잘해주는 회사'라는 생각을 가졌다"며 "직원이 편안해야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브랜드 이미지나 실적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성장세를 유지하면 주가도 괜찮아 지리라 믿는다"며 "페이먼트 서비스를 글로벌 시장에 확대하거나 다양한 기업과 제휴해 API를 만들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을 늘 고민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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