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유탄에 유상증자 '찬바람'...청약 미달에 일정 연기까지

입력 2024-12-13 14:46   수정 2024-12-1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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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 13일 14: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계엄령 사태 후폭풍으로 상장사의 유상증자가 잇따라 난항을 겪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모집금액이 급감하거나 청약 미달 사태를 맞았다. 유상증자를 준비하는 기업들도 공모 일정을 바꾸는 등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방위산업용 무선주파수(RF) 솔루션 전문기업 센서뷰는 이날부터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시작했다. 발행가격은 1240원으로 전체 모집금액은 185억원이다.

지난 9월 유상증자 결정 당시 300억원 공모를 계획했으나 12월 들어 계엄령 사태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금액이 줄었다. 이달 2일 1943원이었던 센서뷰 주가는 발행가격 결정 기준일이었던 10일 1653원까지 15% 하락했다.

유상증자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도 급감했다. 압타머사이언스는 3~4일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 결과 약 31%가 미달했다. 해당 실권주를 대상으로 9~10일 일반 공모에 나섰지만, 청약 경쟁률은 겨우 0.01대 1에 그쳤다. 전체 모집금액 172억원 가운데 54억원이 실권주로 남았다.

하이소닉 역시 5~6일 진행한 구주주 청약에서 42%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5~6일 일반 청약 경쟁률은 0.01대 1에 머물렀다. 295억원 모집에 120억원어치가 미달했다.

압타머사이언스와 하이소닉 등의 유상증자 발행가격은 청약 당시 주가보다 낮았다. 청약에 참여하면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데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이다. 계엄령 사태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중장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청약 참여율이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유상증자 일정을 뒤로 미루는 곳들도 있다. DH오토에버는 유상증자 공모 일정을 두 달 뒤로 미뤘다. 이달 16~17일로 예정됐던 구주주 청약일을 내년 2월 12~13일로 변경했다.

DH오토에버는 증권신고서에 계엄 사태와 관련된 우려도 담았다. DH오토에버는 “최근 불확실한 정치 상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내수시장 약화 등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정치적인 상황변동과 같은 대내외적인 이슈 등 당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 등에 의해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수페타시스와 현대차증권 등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올해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대한 심사를 깐깐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주 반발에 거센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밸류 업 정책에 반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증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주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며 “주가 하락, 주주 반발, 금감원의 경고성 정정 요구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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