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계엄 발생 직전 경찰청장·서울청장과 윤 대통령이 만났다는 ‘안가회동’도 확인했고 회동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총 4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경찰청장은 비화폰(도청 방지 보안용 휴대전화)을 사용해 왔으며, 계엄 당일 윤 대통령과 청장이 비화폰을 통해 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총 18명이 피의자로 입건됐다.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국무위원 4명에 대해 조사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이날 경찰 특수단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이 계엄 당일 대통령 안가에서 만난 사실을 진술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조 청장과 김 청장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A4 용지 한 장을 각각 받았다.
이를 조 청장은 찢었고, 김 청장은 버렸다고 특수단에 진술했다. 하지만 조 청장과 김 청장은 “당시 어떤 내용이 적혀있는지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진술했다. 경찰 특수단은 이를 증거인멸을 했다고 판단해 조사 당일 긴급체포를 했다고 설명했다. 안가 회동 당시 총 4명이 있었으며 안가와 주변 CCTV를 확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역대 경찰청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비화폰(도청 방지 보안용 휴대전화)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주체가 경찰청이 아닌 외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화폰을 경찰청장 집무실에만 있었고, 계엄 당일 윤 대통령과 조 청장이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 과정에서 경찰청장이 대통령과 직통할 수 있는 폰으로 추정되면서 대통령이 경찰청 업무에 직접 개입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경찰 특수단은 지난 11일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진행했지만, 협조가 안 돼 사실상 실패하면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할지 검토한다.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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