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탄핵에 따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권 시나리오에 대해 "'베네수엘라행(行) 급행열차'에 올라타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이 집권하면 각종 포퓰리즘 정책과 국론 분열로 나라가 골병이 들 것"이라며 "말 그대로 대한민국은 '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에 올라타게 되는 것이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건 아니다. 그런 상황을 막는 게 제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라고 밝혔다.
그간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기본소득 등을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대표를 좌파 포퓰리스트이자 독재자인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비유하는 목소리가 종종 있어 왔다. 자원 부국인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전 대통령이 1999년 집권한 뒤부터 전방위적 무상 포퓰리즘으로 국가 경제가 내리막길을 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심판받았다. 법적인 단죄도 불가피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파 진영 자체가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그러려면 우파의 본산인 국민의힘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탄핵의 명분은 충분하고 그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우리 당과 진영을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금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악으로 이끌어간다면 '정의로운 선택'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제 고민은 그 지점에 머물러 있다"며 "그래서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국회의원의 다짐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어지러운 시국이지만, 길게 보며 답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親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지난 11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재명은 계엄보다 더한 짓도 할 사람이라는 건 상식이 있는 국민이면 동의할 것"이라면서 우파의 본산 국민의힘 지키려면 탄핵에 찬성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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