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중음악 차트인 써클차트를 운영하는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탬퍼링(계약 만료 전 사전 접촉) 의혹을 받는 가수를 차트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이하 음콘협)는 13일 성명문을 내고 "최근 대중음악산업계에 이슈가 되고 있는 탬퍼링 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대한민국 대중음악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탬퍼링 근절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음콘협은 "피프티 피프티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최근 특정매체가 보도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의 탬퍼링 의혹은 그 진위여부를 떠나 탬퍼링이 대중음악산업계에 얼마나 만연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이어 "이러한 일련의 사태가 반복될 경우, 그 어떤 기획사도 훌륭한 프로듀서를 기획사 소속으로 영입하거나 외주 용역 형태로 자율권을 주면서 아티스트와 접점을 가지도록 할 수 없을 거다. 또한 내/외부 프로듀서가 아티스트 및 부모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계약과 무관하게 기획사와 투자사로부터 언제든지 독립이 가능하고, 기획사가 보유한 저작물과 영업 비밀을 함부로 이용한다면 그 어떤 기획사가 아티스트 발굴과 음반 제작을 하겠으며, 그 어떤 투자자가 이런 기획사에 투자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써클차트에서 탬퍼링 의혹이 제기된 기획사 및 관련 아티스트의 앨범, 음원 판매량을 집계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써클차트는 엠카운트다운, 뮤직뱅크, 음악중심 인기가요, 더쇼, 쇼!챔피언, 더트롯쇼, ENA케이팝차트쇼 등 음악방송 및 MAMA, 골든디스크 등 시상식에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탬퍼링 의혹 아티스트 수치는 제외하고 공급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음콘협은 "이러한 조치들은 대중음악산업계의 질서와 건전한 상관행의 정착과 지속 가능한 음악 산업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 전 대표를 향해 탬퍼링 의혹에 대한 정확한 입장과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촉구하면서 "선동적이고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회피하지 마시고 정확한 사실을 명백히 밝혀 현재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바란다"고 했다.
뉴진스에게는 "전속계약의 충실한 이행을 담보하고 기획사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협의하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경우 사법부의 판단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콘협은 "대중음악산업계에 뉴진스 여러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선배 아티스트들, 타 기획사 임직원, 뉴진스 여러분을 보고 꿈을 키워나가는 동료 및 후배 아티스트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K팝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뉴진스의 입지가 결코 작지 않음을 상기하며 언론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 및 정부를 향해서도 탬퍼링 근절을 위한 법,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전속계약을 사적자치의 영역으로 보고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기에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대중음악산업계의 특수성에 부합하는 법령, 제도가 미비한 실정이라는 주장이었다.
음콘협은 "기획사들은 장기간 대규모의 투자를 통해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유·무형의 창작물을 제작한다. 따라서 대중음악산업계의 질서유지와 건전한 상관행 정착을 위한 개별 법령의 정비 또는 제도의 도입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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