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외교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비상계엄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문'을 주제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이 '외교 비상사태라고 생각하나느'고 묻자 "심각한 데미지(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계엄 선포 직후부터 몇시간 동안은 제가 '외교장관직을 사임할 것인가'라는 개인적 신념과 외교장관으로서 해야 할 책무를 감당해야 할 사명감 사이에서 깊은 고뇌와 갈등을 거듭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에 무슨 내용을 가지고 소통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상황에서 제가 (미국과) 소통하는 것은 상대방을 오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미뤘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 계엄을 중단하라고 할까 봐 전화를 안 받은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미국이) 중단하라고 해서 우리가 중단할 수 있고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고, 국제관계 신뢰회복에 전념할 것"이라며 "법무헌정질서가 회복되면 빠른 시일내 정상화하리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헌정 질서가 회복되고 국정이 회복·안정되도록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며 "그러한 방안에 대한 결정은 국회에서 하고, 합헌성 여부는 헌법재판소에서 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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