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안건에 모두 반대 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의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제16차 위원회에서 한미약품 주주총회 안건 중 현재 한미약품 대표인 박재현 사내이사 해임의 건과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건에 대해 '반대' 결정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해임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사유에서다.
기존 이사들이 해임될 경우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 결정했다. 두 인물은 형제(임종윤·임종훈) 측 우호인사로 분류된다.
앞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도 박재현 사내이사 해임 등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 10~12일 서스틴베스트, 한국ESG평가원 등 국내 의결권 자문사 4곳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전달한 보고서에서 해임 반대 의견을 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GL)도 지난 6일 안건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번 결정으로 형제 측은 더욱 수세에 몰렸다. 이사 해임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안건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 및 발행주식 수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어 66.7%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의 지분 9.43%를 보유한 2대 주주였다.
지난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 구성에서 4자연합과 형제측이 5대 5로 균형을 맞춘 상황에서 이사회 의결 없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는 7대 3으로 4자연합 측이 매우 우세한 상황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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