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14일 이뤄진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자율 투표를 선택할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이미 7명의 의원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혀 ‘탄핵 저지선’이 사실상 붕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당에서 8명 이상만 찬성하면 탄핵소추안은 가결된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 소속 의원 190명과 김종민 무소속 의원 등 191명이 발의에 참여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보고됐다. 14일 오후 4시에 표결한다.
2차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의 지휘 아래 계엄군 및 경찰이 국회의원을 체포하려고 시도한 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령해 선관위 당직자의 휴대폰을 압수한 점,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 업체(여론조사 꽃)를 봉쇄하려 한 점 등이 탄핵 사유로 추가됐다. 지난 7일 본회의에서 ‘투표 불성립’(정족수 미달)으로 폐기된 1차 탄핵소추안은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 등이 주된 탄핵 사유였다.
정치권은 이번 재표결에서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 내 이탈표가 상당한 데다 윤 대통령이 자진 하야보다 탄핵에 무게를 두면서 추가 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여당에서 ‘탄핵 찬성’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 의원 등 7명이다. 비공개를 전제로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이날 추가로 밝힌 의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찬성이 필요한 탄핵소추안 의결에 범야권 의원 전원(192명)이 찬성한다면 탄핵 가결에 필요한 인원이 모두 채워진 셈이다.
지난 1차 표결 때와 달리 여당이 자율 투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탄핵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탄핵 반대가 당론이지만, 당론은 의원들이 상의해 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14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당론 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소람/한재영/박주연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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