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퇴장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이들의 퇴장은 유권자들의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이번 표결에 참석하도록 이끈 원동력이 됐다.
누리꾼들은 "유권자의 1표는 소중한데, 국회의원은 표결도 하지 않고 나가는 게 민주주의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문자 폭탄과 근조화환 배달로 이어졌다.
충남 보령에 위치한 장동혁 의원의 사무실과 서산의 성일종 의원 사무실 앞에는 “선배님 부끄럽습니다”, “보령을 떠나라”, “내란공범 부역자”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이 줄지어 놓였다.
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같은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댓글에는 “투표나 하고 국민 운운해라”, “최악의 선택을 했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문자 폭탄과 함께 낙선운동을 예고하는 시민들의 경고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자신의 SNS에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낙선운동을 하겠다”며 김은혜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결국 국민적 압박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움직였다. 이날 오후 4시 4분쯤 의총을 마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속속 입장했다. 비록 당론은 여전히 ‘탄핵 부결’을 유지했지만, 투표에는 모두 참여하며 최종 표결에 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차 표결 때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은 국민적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번에는 이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국민이 직접 의원들을 표결장으로 보낸 셈”이라고 평가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윤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며, 헌법재판소의 최종 심판이 내려질 때까지 정치권의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표결은 유권자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실질적 영향을 미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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