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기록은 총칼보다 강하다

입력 2024-12-15 17:05   수정 2024-12-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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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연말이다. 올 한 해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고, 나눠주고, 자르면서 다가오는 새해를 계획한다. 10개가 넘는 투자회사, 직원, 경영진을 다 평가할 생각을 하니 벌써 머리가 빠진다. 그런데 나만 그런가? 11개월 15일 전 내가 무슨 계획을 세웠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초라한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먹고사는 데는 바로 ‘기록의 비법’이 있다.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기록해 두는 것이다. 기록한다는 행위 자체가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된다.
성과 개선을 저절로 낳는 기록법 (Do's)
누구나 알기 쉬운 지표를 찾아라

다이어터인 필자가 진짜 빼야겠다 싶을 땐 아침 눈 뜨고 화장실 가기 전 첫 몸무게만 본다. 허리사이즈, 체지방률, 체질량지수(BMI) 다 멋진 표현이지만, 나의 허리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알 길이 없다. 회사 실적도 똑같다. 지표 자체가 복잡하면 측정하기도, 비교하기도 힘들다. 만약 딱 하나만 뽑으라면 영업이익, 두 개면 매출까지. 하나 더 넣으면 매출채권 회전일수 정도다. 직장인이면 누구나 공감하고 계산할 수 있는 지표를 기준으로 실적을 판단하라.

트렌드를 통해 원인을 찾아라

실적을 측정하고 기록할 때 중요한 점은 개별 ‘점’이 아니라 ‘트렌드’를 읽는 것이다. 뭘 측정하던 그 값은 과거의 결과값이기 때문에 오늘의 나는 어찌할 수 없다. 실적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상 징후를 최대한 신속하게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찾아 고치는 것이다. 민첩성과 숫자를 해석하는 힘을 기르자는 것이다. 필자의 2024년 12월 16일 몸무게(㎏)가 궁금한 게 아니다. 전날·전주·전년 대비 올랐냐 내렸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 때문에 지표 자체의 정합성은 어쩌면 덜 중요할 수 있다. 가능하면 매일, 안 되면 최소 매주 매출과 계산 가능한 이익을 측정한다. 이렇게 한 3개월 정도 해보면 비로소 추세가 보인다.

정기적으로 공유하라

기록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쪽팔리기’ 때문이다. 내 몸무게가 고이 간직되기만 해서는 절대 살이 빠지지 않는다. 회의실에서 바지가 터지는 역사적인 순간을 손님 몇 사람과 공유할 때 비로소 통통한 필자는 스스로 새로운 목표를 만들 수 있었다. 주별 매출 추이와 목표 달성률이 당신 다음달의 성과급을 60% 결정한다고 사옥 엘리베이터에 써 붙여 놓으면, 일 욕심 있는 직원들은 알아서 주별 매출을 챙긴다. 평가는 원인 지표와 그 원인을 고치려는 노력을 포함해야만 온전한 것이 된다. 필자는 평가 때 정량 60%, 정성 40%의 황금비율을 유지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Don'ts)
완벽할 필요 없다

기록을 잘하지 않는 이유는 다름 아닌 완벽주의 때문이다. 종종 기업체에서 핵심성과지표(KPI) 정의에만 컨설턴트를 고용해 몇 억원씩 쓰는 걸 보는데, 그래봐야 결국 당신들이 아는 4~5개 지표로 귀결된다. 물론 그중에 뭐가 더 중요한지, 원인 지표와 개선 방법이 뭔지는 컨설턴트 선생님들이 야근으로 해결하겠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완벽하지 않은 ‘기록’들이 그 어떤 완벽한 ‘직감 혹은 경험’보다 100배, 아니 1000배 더 낫다는 점이다.

지치지 마라

부정확한 기록보다 200배 더 안 좋은 건 하다가 만 기록이다. 처음에는 모든 걸 알려고 하고 기록하고 정리한다. 그러다 몇 달도 안 돼 대다수 우리는 피곤해서, 출근이 늦어서 이런저런 핑계로 몸무게 달기를 거른다. 내 인생에 3초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냥 귀찮기 때문이다. 사업도 그렇다. 매주, 안되면 매달, 정 안되면 격월이라도 세상 제일 간단한 지표를 측정하고 기록하자. 필자가 팔자에 없는 책을 쓰고 작가라는 멋진 타이틀을 따게 된 계기도 매달 죽어라 필자에게 원고를 달라고 재촉하는 편집자 때문이다.

숲을 까먹지 마라

성과의 기록에 맛을 들이면 기록물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다 큰 그림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출이 빠진다고 냅다 쪼면 말단 영업 조직에서는 비수기에 판촉비를 낭비하는 부작용이 나온다. 경쟁자, 경제 환경, 기술 변화 등 외생변수도 같이 기록하라. 그래야 한 템포 쉬고 갈지, 질러서 경쟁자를 압살할지 등 완전한 전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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