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렌보임처럼 나이들수록 좋은 연주 하고파"

입력 2024-12-15 17:33   수정 2024-12-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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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였다면 벌써 은퇴했을 나이인데 연주자라 다행이죠. 40대가 됐지만 전 항상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피아니스트 랑랑)

압도적 퍼포먼스와 현란한 테크닉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郞朗·42).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 ‘몸값이 가장 높은 피아니스트’ 등 화려한 수식으로 반짝인 20·30대를 거쳐 40대에 접어든 랑랑을 최근 서울 청담동 유니버설뮤직 사옥에서 만났다.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30)도 함께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리사이틀(11월 30일)을 위해 한국을 찾은 랑랑은 인터뷰에서 “아르헤리치, 바렌보임, 호로비츠를 보면 젊었을 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연주를 한다”며 “나도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랑랑표’ 쇼팽으로 세계 투어
그는 지난 11월 쇼팽의 미공개 왈츠를 음원으로 발매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쇼팽의 왈츠가 그의 초연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뉴욕타임스에서 근무하는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200여 년 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쇼팽의 곡이 발견됐다고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데모와 악보를 보내더군요. 멜랑콜리하고 시적인, 누가 봐도 쇼팽이 쓴 곡이었죠.”

최근 주목하고 있는 작곡가도 쇼팽이다. 그의 내한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는 쇼팽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가 포함됐다. 내년에 대만, 일본,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줄줄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화려하고 외향적인 이미지의 랑랑과 클래식 작곡가 중에서도 내향인으로 꼽히는 쇼팽이라니…. ‘쇼팽과의 조합은 다소 낯설다’는 반응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쇼팽을 많이 쳤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국에서는 쇼팽을 칠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소나타, 스케르초, 발라드같이 자주 연주되는 쇼팽의 곡보다는 폴란드 무곡을 토대로 한 마주르카를 하면 어떨까 했어요. 쇼팽의 폴란드적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죠. 같은 폴란드 무곡 폴로네이즈와 좋은 조합이 될 것 같아 함께 연주하기로 했어요.”
“삶의 밸런스가 과제”
랑랑은 한국 팬들에게 ‘랑서방’이라고 불린다. 2019년 한국계 독일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와 결혼하며 생긴 애칭이다. 랑랑의 음악적 성숙에는 음악적 동반자이자 삶의 동반자인 아내 지나의 역할이 컸다. 지나는 “인공지능(AI)의 발전도 그렇고 요즘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한다”며 “이럴 때일수록 오랜 시간을 거쳐 사랑받아온 클래식 음악의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작곡과 프로듀싱 분야에서도 활약 중인 지나는 남편 랑랑과 함께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발매한 랑랑의 ‘생상스’ 음반에는 ‘동물의 사육제’ 제2 피아니스트로 참여했다. 지난 9월에는 이례적으로 리듬앤드블루스(R&B) 음반을 발표했다. 지나는 “내게는 팝과 클래식, 두 개의 음악 심장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에는 지난해 리퍼블릭레코드와 작업한 팝 음반을 통해 나를 표현해봤다”고 말했다.

공사다망한 랑랑이지만 그는 무엇보다 “아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피아니스트인 동시에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 역할이 늘어난 만큼, 40대 그의 과제는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새 레퍼토리가 많아서 연습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요. 삶의 밸런스를 찾는 게 중요한데, 이게 정확한 지점을 찾기가 참 어렵네요. 중년의 연주자, 쉽지 않아요.(웃음)”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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