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연말 특수 살리기' 총력전

입력 2024-12-15 18:10   수정 2024-12-1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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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외식·여행업계가 정국 불안으로 꺼져가던 연말 특수를 살리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급랭한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고 대규모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 고객 유치 마케팅 강화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e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은 오는 20일까지 가전, 리빙, 패션, 뷰티 상품 등을 최대 90% 할인하는 ‘쇼핑 익스프레스’ 행사를 한다. 크리스마스 선물 수요를 겨냥해 마이클코어스 지갑, 스니커즈 등 공식 브랜드관 상품은 최대 90%, 디디에두보 주얼리는 최대 64% 할인한다. 쿠팡도 25일까지 ‘토이 페스타’ 기획전을 통해 2000개 이상 인기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 중이다. 생필품 할인 폭은 최대 50%에 달한다.

백화점업계는 탄핵안 통과 뒤 첫 휴일인 이날 매장 방문객이 전주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연말 마케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정국 혼란이 계속됐더라면 연말 장사가 막대한 타격을 받을 뻔했다”며 “탄핵안 처리로 일상이 안정되면 소비심리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년회 등 각종 연말 모임 취소로 타격이 예상되던 주류·외식업계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직장인 최모씨는 “계엄 여파로 송년회가 취소됐는데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밤 회사에서 송년회 일정을 다시 잡으라는 공지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면이 전환된 만큼 국민도 안심하고 소상공인 매장을 찾아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여행·호텔업계도 안도
여행업계는 탄핵안 가결 이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상품 판매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여행사들은 특히 환율 상승으로 타격을 받은 해외여행 수요의 회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준비했다가 보류한 프로모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바운드 수요도 다소 회복될 전망이다. 계엄 선포 당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는 한국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들은 ‘예약 줄취소’를 겪기도 했다. 한 중동 지역 전문 여행사는 계엄 발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를 포함한 VIP 단체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일부 예약 취소로 긴장한 호텔업계도 내·외국인의 호텔 숙박 수요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서울 시내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탄핵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진 지난 목요일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취소 문의가 거의 사라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탄핵안 가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됐지만 관광시장을 위협하는 요인은 아직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탄핵 이후에도 시위가 이어지면 주요 관광지가 위험하고 어수선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이훈 한양대 교수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여행업·호텔업계는 진정성 있는 ‘안심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며 “한국 시위가 아이돌 야광봉을 들고 문화 행사처럼 열리는 등 평화롭다는 점을 강조하고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상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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