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사건번호 2024헌나8) 심리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48쪽짜리 의결서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발령과 관련해 헌법 16개, 법률 8개 등 총 24개 조항 위반을 탄핵소추 근거로 제시하며 ‘내란 목적 쿠데타’로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정 마비를 막기 위한 통치 행위”라고 반박했다.
헌재는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계엄 선포 목적과 정당성, 병력 투입의 성격, 절차적 정당성을 집중 심리할 방침이다. 헌재 결정문에 따르면 “대통령이 법 위배 행위를 통해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한해 대통령 탄핵 사유가 존재한다.
반면 윤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와 폭거로 국정이 마비되고 사회 질서가 교란됐다”고 반박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시스템 보안 취약성 등 행정·사법 기능의 정상적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는 계엄 발동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헌재에서는 이런 목적이 헌법이 정한 계엄 선포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질 예정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계엄의 형식을 빌려 위기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고 호소하는 비상 조치였다”며 “질서 유지용 소수 병력만 2시간 투입했고 실무장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계엄군이 선관위를 침입해 전산 서버를 촬영하고 당직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과 관련해서도 “전산 시스템 보안 취약성 점검이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전시, 사변, 국가 비상사태 등 병력을 투입해야 할 사유가 되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사법 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 행위”라며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했다”고 반박했다.
헌법학자인 손인혁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 심리의 핵심은 계엄 선포의 위헌성과 내란죄 성립 여부”라며 “헌재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심판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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