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LG·한화·대림 유화 계열사, 신용리스크 커진다

입력 2024-12-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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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 17일 08:2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등 석유화학업체들의 신용등급이 흔들리고 있다.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회사채 조기상환 우려도 번졌다. 이들 업체들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일부 모회사들은 자금·담보 지원 등에 나설 전망이다. 자금시장을 뒤흔들 변수로 떠오른 이들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신용등급 향방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모회사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을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양구채)을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천NCC는 한화그룹과 DL그룹(옛 대림그룹)이 1999년 50대 50 비율로 합작해 세운 회사다.

여천NCC가 모회사에 손을 벌린 것은 회사채 조기상환 위기와 맞물린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이달 11일 여천NCC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0(부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 신용 전망도 올해 6월 'AA0' 등급의 '중립'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국내 신용평가사의 등급 전망 '부정적'은 앞으로 6개월 안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천NCC는 2022년부터 올 9월까지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올 9월 말 부채비율이 321%로 전년 말보다 44.1%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등급·실적이 흔들리면서 신용 위기도 불거졌다. 여천NCC가 발행한 회사채 7050억원 가운데 1300억원어치의 조기상환(기한이익상실) 우려가 번졌다. 700억원어치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강등될 경우 600억원어치에는 'BBB0'로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발행사인 여천NCC가 원금을 조기상환하는 조건이 붙어있다. 이들 채권만 조기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여천NCC가 발행한 7050억원어치 전액이 조기 상환될 우려가 높다. 이들 발행채권의 사채계약서에는 "다른 채권의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경우 해당 채권도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어서다.

여천NCC는 신용 위기를 사전 차단하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도 14개 채권 2조450억원어치의 사채관리계약 조건에 따라 조기상환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위반한 조항은 '최근 3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이자비용보다 5배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조기상환을 막기 위해 이달 19일에 사채권자 집회를 연다. 집회에서 채권자를 설득해 해당 조항을 삭제해 조기상환을 막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채권자를 설득하기 위해 롯데월드타워를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담보로 제공했다.

LG화학도 이달에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지난 11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1일에 LG화학 신용등급 ‘A3(부정적)'에서 ‘Baa1(부정적)’으로 떨어졌다. Baa1 등급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분류 21개 가운데 8번째 높은 단계로 Aaa, Aa1, Aa2, Aa3, A1, A2, A3 다음 단계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앞으로 6개월~1년 사이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 세 업체는 한동안 자금시장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지난 9월 말 기준 3조4439억원), 여천NCC(6324억원), LG화학(6094억원) 등의 1년 미만 단기차입금은 4조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차환하는 과정에서 조달금리가 치솟거나 회사채 미매각 사태에 직면하면 자금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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