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조각가] 일상 속 물건들로 현실 부조리 저격

입력 2024-12-16 18:09   수정 2024-12-17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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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하지 않는 질문을 하는, 실패와 헛수고의 전문가.”

조각가 안규철(69·사진)은 예술가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의 관심사는 잘나가는 미술 무대의 양지(陽地)에 있지 않다. 1980년대부터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독특한 조형 어법으로 ‘헛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작가의 자조적인 진술이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미술과 문학, 철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서울대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중앙일보 ‘계간미술’에서 기자로 7년간 일했다. 민중미술의 모태가 된 작가 동인 ‘현실과 발언’에 참여했다. 30대 초반 독일 유학을 기점으로 현대미술의 시대적 소명을 자각한 뒤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한 비판을 담기 시작했다.

안 작가는 망치, 구둣솔, 삽 등 일상적인 소재를 다룬다. 작가가 최근 던진 질문들을 한데 모은 전시가 열렸다. 서울 반포동 스페이스이수에서 열린 개인전 ‘안규철의 질문들-지평선이 없는 풍경’이다. 미술계의 허영심과 전쟁 등 난제들을 형상화한 설치작업과 회화 등을 모았다. 전시는 내년 1월 3일까지.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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