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박대출 의원(4선)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안정과 화합, 쇄신을 위해 경험 많은 당내 인사가 적격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5선의 권영세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주호영(6)·나경원(5선)·김기현(5선)·안철수(4선) 의원 등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 전 대표처럼 외부에서 영입하기보다 이번엔 당 내부 인사가 책임지고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원외에선 김 전 대표와 원 전 장관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 전 대표는 대선을 몇 차례 치른 경험이 있고, 유승민·이준석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 보수 대권 주자를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빅텐트’를 치기 위해선 적절한 카드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최근 사의를 밝힌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당으로 복귀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비대위는 국민의힘의 여섯 번째 비대위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로 다섯 번째다. 앞서 주호영·정진석·한동훈·황우여 비대위 등을 거쳤다.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출범하는 이번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준비하기보단 대선 경선 및 본선 관리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는 유력 대권 주자보다 무게감 있는 관리형에게 맡기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놓고 의견을 모아 의원총회에서 제안하면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는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이후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당 대표 권한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신임 비대위원장을 임명한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대위를 중심으로 이제는 당이 결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당분간 내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고수했던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의원 등 당내 주류세력이 탄핵을 찬성한 의원들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등 탄핵 가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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