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문을 연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자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동시에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는 등 기술력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가전 등에 이어 폴더블폰 시장마저 중국에 주도권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70%에서 56%로 1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화웨이는 13%에서 15%로 2%포인트 늘었고, 점유율 3위를 기록한 아너는 5%에서 10%로 121% 증가했다. 모토로라와 샤오미는 출하량이 각각 164%, 185% 늘어 점유율이 각각 7%, 6%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의 점유율을 합치면 38%로, 삼성과는 불과 18%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1년 전 50%포인트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추격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인 건 독자 기술로 삼성 제품에 버금가는 성능의 폴더블폰을 공격적으로 출시한 전략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세계 최초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트리플 폴더블폰을 선보인 건 삼성이 아니라 화웨이다. 화웨이는 올 9월 트리플 폴더블폰 메이트 XT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3개월 만인 지난 12일엔 두바이에서 메이트X6를 선보였다.
메이트X6는 펼쳤을 때 두께가 4.6㎜, 접었을 때도 9.9㎜로 10㎜가 채 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초슬림폰이다. 10월 삼성전자가 내놨던 갤럭시 Z폴드 스페셜 에디션(SE)보다 얇다. 삼성 제품은 펼쳤을 때 4.9㎜, 접었을 때 10.6㎜다. 화웨이는 초슬림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을 뿐만 아니라 칩셋, 운영체제(OS)까지 자체 기술을 도입해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플래그십폰 강자인 애플도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2026년 후반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원조인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 Z폴드FE 등 새로운 라인업을 통해 중국의 추격을 달아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로서는 8월 선보인 신작 갤럭시Z 폴드·플립 6 시리즈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은 뼈아픈 상황이다. Z폴드6는 실적이 견조했지만 Z플립6는 전작 출하량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가전 등 시장에선 가성비 제품으로 승부를 봤다면 폴더블폰 시장에선 빠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새로운 폼펙터를 선보이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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