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으로 김건희 여사를 지목하는 한국 내 시각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인들은 계엄령의 이유로 대통령의 '레이디 맥베스'를 지목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여사의 정치 관여 스타일를 두고 ‘권모술수가 강한 마키아벨리식’이라고 평가했다. 레이디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맥베스'의 주인공 맥베스의 부인으로서 강한 권력욕으로 남편을 권좌에 올려놓고 함께 몰락하는 인물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기습적인 비상계엄을 선보한 게 김 여사를 보호하려는 의도 아니었냐는 한국 내 시각도 전해졌다. 더타임스는 "동기가 완전히 뚜렷하지는 않지만 많은 한국인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 재앙적 조치가 수사와 기소 가능성에서 부인을 보호할 수단이었을 것으로 의심한다"고 말했다.
또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인 걸 재조명하며 “처음부터 그녀는 남편이 추구하던 보수정치 의제를 야망, 두드러진 취향, 강한 의견으로 자주 퇴색시키는 논란의 인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선거운동 때 불거진 학력과장 의혹, 명품 가방을 선물로 받는 모습이 촬영된 사태, 보유한 은행계좌가 주가조작에 사용된 사건 등을 소개했다.
다만 더타임스는 "근엄하고 소박한 전직 검찰이던 남편이 5년 전 정계에 등장한 이후 김 여사는 남편에게 많이 필요하던 화려함을 부여했다"며 윤 대통령의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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