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꿈꾸던 22세 외동딸…5명에 새 삶 주고 하늘로

입력 2024-12-17 11:14   수정 2024-12-1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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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중증근무력증으로 투병하면서도 남을 돕고자 장기기증 서약을 했던 20대가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

1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8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원유선(22) 씨가 뇌사상태에서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원 씨는 지난달 20일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유족은 고인이 생전 밝혔던 뜻에 따라 장기기증을 결심했다고 기증원은 전했다.

경기도 군포시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원 씨는 차분하고 자상한 성격에 그림 그리는 것이 취미였고 동물을 좋아해 유기견 보호센터 자원봉사도 즐겼다. 식당 아르바이트와 택배 분류 일도 하며 부모님을 도운 착한 딸이었다.

원 씨는 2018년 2월 전신중증근무력증을 진단받았다. 이는 신경의 자극이 근육으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면서 경찰이 되고자 했던 꿈도 포기해야 했다.

힘든 투병 생활이 이어졌고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만약 삶의 끝이 오게 된다면 누군가를 살리는 기증을 하고 싶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했다.

고인의 어머니 원서현 씨는 "딸아. 늘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했고, 아픈 상황에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걱정했던 너였지. 그런 네가 삶의 끝에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장난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너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름다움을 나누고 떠나는구나. 내 딸아, 자랑스럽고 감사하고 사랑한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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