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키 모리슨 레오파마 글로벌 제품전략 및 운영총괄 부회장(사진)은 최근 기자를 만나 “피부 질환 분야 혁신 신약이 중장기적으로 레오파마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국내 출시한 아토피피부염 신약 ‘아트랄자’, 글로벌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바르는 손습진 신약 ‘델고시티닙’ 등이 환자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이 회사의 역사를 바꿀 것이란 의미다.
미국 일라이릴리에서 20여 년간 면역학 등의 경력을 쌓은 그는 2020년 레오파마로 자리를 옮겼다. 아시아 투어 일정 중 한국을 처음 찾았다. 지난주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전문의들과 만나는 등 국내 임상시험과 신약 개발 환경을 경험한 뒤 덴마크로 돌아갔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살던 약사 아우구스트 콩스테드와 안톤 안톤센이 1908년 설립한 레오파마는 동화약품에서 판매하는 후시딘 원개발사다. 피부 질환이라는 ‘한우물’ 전략을 펴면서 세계 130여 개국에 신약을 공급하는 전문 제약사로 성장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6년 넘는 장기 안전성을 입증한 아트랄자는 올해 5월 국내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한 뒤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얼굴 등 안면부 아토피피부염 증상 개선에 효과가 크다는 이점이 널리 알려지면서다. 모리슨 부회장은 “아토피피부염은 환자마다 다른 증상과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맞는 다양한 치료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후속 신제품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보험 적용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지만 아트랄자로 치료받은 환자가 433명을 넘었다. 지난달엔 한 달 동안 120명이 새롭게 아트랄자로 치료를 시작했다. 연간 목표치 158%를 초과 달성했다. 만성 손습진 환자 고통을 덜어줄 델고시티닙 임상시험도 순항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께 허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리슨 부회장은 “한국은 혁신 가치를 인정하는 데다 환자 중심 접근이 가능해 레오파마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기초 과학에 대한 전문성이 높은 한국 바이오테크나 관련 기관과 협력해 표준치료를 개선하는 과정에 레오파마가 함께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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