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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 자동차(EV)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내년초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세액 공제를 어떻게든 줄이거나 폐지하려고 움직이는데 따른 대응안이다. 가장 먼저 토요타 자동차가 가격 인하에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토요타는 이 날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배터리전기자동차의 가격을 최대 6,000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5년 모델 BZ4X는 기존 41,000달러 넘던 시작가가 약 37,000달러로 내렸다. 2024년 모델보다 14% 내린 금액이다.
일본에서 제조된 BZ4X는 미국 외에서 생산됐기 때문에 세액 공제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리스하는 경우에는 미국외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9월까지 토요타는 미국에서 13,577대의 BZ4X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9%증가한 것이지만 전체 EV시장에서는 약 1.4%에 불과하다. 테슬라의 모델Y는 약 285,000대를 팔았다. 이는 미국 EV 시장에서 약 30%를 차지한다.
올들어 9월까지 미국내 EV 판매량은 약 100만대로 전년 동기대비 약 9% 증가했다.
투자자들은 이것이 내년 이후 미국내 EV 판매와 자동차 주식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켓워치는 전기차들이 세액 공제를 못받게 되면 미국 EV 산업의 가격 구조가 전면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세액 공제가 폐지되는 것이 한국과 일본의 전기차 등 경쟁 전기차들에 더 타격이 커 테슬라에는 상대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테슬라 주가는 11월 5일 선거 이후 약 84% 상승했다.
테슬라는 신용 없이도 돈을 벌 수 있는 규모와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 세액공제라는 보조금이 없어지면 다른 자동차 업체가 더 큰 타격을 입어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EV가운데 약 50%를 테슬라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액 공제가 사라지는 것이 테슬라에 좋은 소식만은 아니다. 퓨터펀드액티브 ETF를 만든 개리 블랙은 "테슬라에 상대적 이익일 수는 있어도 전체 전기차 판매에 역풍"이라고 지적했다. 즉 판매 감소를 막기 위해 가격 인하가 불가피해지고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2022년과 2023년에 EV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모델 Y중 인기있는 버전의 가격은 약 66,000달러에서 약 53,000달러로 내렸다. 가격 인하후에 판매 대수는 2022년 130만대에서 2023년 180만대로 증가했지만 영업 이익률은 17%에서 약 9%로 떨어졌다.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률은 9%, 내년에는 11%로 예상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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