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주도주 ‘미국’·‘AI’ 접점에서 찾아라…지수보다 종목에 초점”

입력 2025-01-02 08:41   수정 2025-01-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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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2025 투자 길잡이 -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



내수 부진 장기화와 고환율, 미국 신(新)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새해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아직 헌법재판소 심리와 사법당국의 수사 등이 남아 있는 데다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악화해 당분간 조심스러운 대응을 조언하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 월봉이 5개월 연속 하락하는 상황인 가운데 이 이상 하락은 과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곤 없었다”며 “기술적으로는 점차 추가 하락 제한도 예상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확인 후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또한 새해 투자 전략 키워드 역시 ‘미국’, ‘인공지능(AI)’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AI 기술의 상용화 과정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외 새해 금리 인하, 환율 리스크, 트럼프 2기 관세 전쟁 등 새해 투자 방향에 대해 짚었다.

- 탄핵 정국 속 증시 흐름이 어떻게 이어질까.

“과거 두 번의 탄핵 사례에서 보았듯이 통상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가는 반등했다. 코스피가 미국 대선 전까지 2600선을 유지하다, 트럼트 당선 이후 2400까지 떨어졌다. 이후 2500선으로 회복했던 것이 계엄 사태로 2350까지 내려갔다. 그나마 최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주가가 회복세로 이어지는 만큼, 트럼프가 당선되기 전인 2600 부근까지는 반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2025년 내수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증시 전망은.

“한국의 2025년 연간성장률은 1.9%, 잠재성장률 역시 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취임 이후 고관세 정책에 따라 그 수치가 더 아래로 밀릴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런 불안 요소들이 2024년 국내 증시에서 어느 정도 선반영된 부분도 없지 않다. 가령, 우리나라 경제의 3분의 2가 수출 기반이지 않나.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령,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큰데, 2024년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가 쏟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했다. 이런 부분들이 국내 증시에도 반영됐다고 본다. 즉, 반도체가 더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업사이드 역시 높지 않을 거란 의미다. 삼성전자가 다시 시장 주도력을 되찾고, 미래 성장 동력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 트럼프 2기 출범 후 국내 반도체 기업이 받는 타격은 얼마나 될까.

“반도체 업종은 트럼프의 ‘칩스법(Chips Act)’ 정책 변경 및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반도체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며 자국 내 공장 증설 운영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보조금 중단 리스크는 생산기지 운영의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한 고환율 기조는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 특성상 단기적 수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미국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 관련 비용 급증 리스크 또한 고려해야 한다.”




- 고환율에 대한 우려도 큰데, 더 악화될까.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교역으로부터 돈을 많이 버는 나라 순으로 환율이 약해지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25%의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멕시코 페소 가치는 1.3% 이상 급락하며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고, 캐나다 달러 가치도 한때 1% 이상 하락했다. 대미 무역 흑자가 높은 우리나라도 그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도 떨어질 수 있다. 1450원 저항 여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증시 개선을 위한 금리 인하나 경기 부양 정책이 필요할까.

“최근 한국은행이 16년 만에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도 한국 경기 우려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분기별로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2025년 지수 전체보다는 몇몇 주도주가 밸류에이션 상승을 겪는 버블 현상이 증시에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통화 정책 외에 재정 정책도 그간 정부의 기조였던 건전 재정에서 좀 더 확장 개정 기조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 미국 증시 랠리는 계속 이어질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 증시를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과도 비견하는데, 아직까지는 버블의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게 정확할 것 같다. 현재 미국의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4.2%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률도 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소비력을 뒷받침하는 등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접어들고 있어,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AI 테마를 잇는 새해 주도주를 꼽자면.

“‘미국’과 ‘AI’의 접점을 찾으라고 말하고 싶다. 2025년에도 AI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AI 자체나 하드웨어에 주목했다면 새해에는 소프트웨어 등 AI를 활용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네이버가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미국과의 접점까지 찾는다면 좋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 방산, 위성 섹터를 좋게 보는 이유다. 여기에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바이오, 헬스케어도 주목할 만한 분야다. 단, 앞서 말했든 버블 장세에서 지수 전체(또는 초대형주)보다는 개별 업종이나 종목에 관심을 갖는 편이 좋다.”

- 올해 부진했던 2차전지 관련 주들도 반등의 여지가 있을까.

“2025년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유럽 경기 부진과 트럼프 당선에 따른 미국 보조금 축소에 한국 전지 업체들은 낮은 가동률이 예상된다. 2025년부터 유럽 탄소 배출 규제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자동차 업계가 고가의 한국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

- 2025년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2024년은 유독 정치적 변수가 컸지만 통상 저희가 리스크 변동성 요인을 언급할 때 꺼내는 것이 ‘리(re)인플레이션’이다. 즉, 물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이다. 2024년 주요국들의 물가지수가 대개 ‘상고하저’였다. 2025년은 반대인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되는데, 미국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경우, ‘저’가 당겨지고, ‘고’가 예상보다 높아지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하 속도를 내리거나,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자산 시장에 한 번 조정이 올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 그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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