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IB맨’의 수익원 다변화 전략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 2024 올해의 CEO]

입력 2024-12-27 09:02   수정 2024-12-2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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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 2024 올해의 CEO]



‘정통 IB맨’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리테일 부문에서도 성과를 올려 회사 역량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취임했다. 창립 55주년이자 NH농협금융지주 편입 1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에 새로운 대표이사로 등극한 그는 전략적 리더십을 통해 성공적인 첫해를 보냈고 ‘올해의 CEO’ 25인에 선정됐다.

1967년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윤 사장은 1993년 LG투자증권에서 금융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05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으로 이직하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윤 사장은 IB사업부에서 17년간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금융채 영업,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거두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IB1사업부 대표로 재임하는 동안 윤 사장은 시장 금리 상승과 주식시장 침체라는 도전에 직면했지만 수익 다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며 NH투자증권을 IB 부문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게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NH의 기업 금융 역량을 확고히 한 ‘패키지 딜’의 성공적 실행이다. 2023년 오스템임플란트 딜은 그의 기획력을 상징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 거래는 한국 자본시장 최초로 인수금융, 공개매수, 상장폐지를 결합한 대형 거래였으며 NH투자증권은 공개매수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시장에서 혁신을 주도했다. 이 딜을 통해 NH투자증권은 PEF(사모펀드) 대상 마케팅 역량을 크게 확장했으며 이후 루트로닉 딜을 수임하는 등 추가적 성과를 거두었다.

윤 사장의 리더십 아래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그룹 전체의 수익 구조 개선에 기여했다. 은행 중심으로 치우친 농협금융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일조했으며 매년 약 10조원 규모의 IB 딜 공동 투자를 주선하며 그룹 자금 운용을 최적화했다.

성과는 재무로 드러난다. 2024년 3분기 기준 NH는 누적 당기순이익 57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리테일, IB, 운용 부문에서의 전략적 성과가 뒷받침된 결과이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초고액 자산가(UHNW) 고객 기반 확대와 디지털 자문 서비스 강화에 집중했다. NH의 대표적인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의 초고액 자산가 고객 자산은 전년 대비 5조원 증가했으며 하이브리드 자산관리 서비스인 ‘디지털 케어 플러스’의 운용 자산도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서비스의 차별화와 기술 기반의 자문 시스템 덕분이다.

윤 사장이 취임한 2024년은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는 시기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강조했듯이 내부 역량 결집과 외부 시장 대응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IB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리테일 부문의 성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기업금융에서는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였던 DCM, ECM 전반에서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상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 부문에서도 신규 딜을 재개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윤 사장의 전략은 대형 딜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데 있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초고액 자산가(UHNW)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고객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산관리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최근 리서치 헤드를 프리미어 블루 본부장으로 선임한 것도 초고액 자산가들이 리서치본부장 출신 전문가로부터 직접 시장 동향을 듣게 되면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윤병운 대표의 깊은 고민이 반영된 결과라는 후문이다.

윤 사장의 비전은 단기 실적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NH투자증권의 핵심 사업인 IB, 리테일, 운용 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2%를 달성하고 업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증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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