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한 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당선인 간의 정상회담이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12·3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라 트럼프 2기의 '코리아 패싱'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평가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 회의에 참석한다면 서로 만날 수 있을 것이나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반대의 상황(한 대행의 방미)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클링너 연구원은 향후 한국에서 조기 대선을 통해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질 경우 한국의 안보 정책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들(더불어민주당)은 북한과 중국에 대해 훨씬 더 유화적일 것이고, 일본에 대해 더 민족주의적 접근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동맹국들로부터) 더 훨씬 많은 것을 원할 것인데, 한국이나 일본이 그것을 해주지 않으면 관계는 긴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대사를 '대통령 특별 사절'로 지명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미 대화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는 "(최근 트럼프 인사는) 다른 우선순위 외교 의제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또는 그 행정부 인사들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려 시도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그것을 매우 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내 보수성향의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같은 날 미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자유 세계는 한국의 탄핵 위기에서 가장 큰 패배자'란 기고글을 올렸다. 기고에서 창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몰락이 초래할 첫 번째 희생양은 일본과의 협력, 어쩌면 미국과의 협력까지도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은 유일한 보호자인 미국과 일본에서 멀어지고, 주적으로 간주되는 북한과 중국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며 "불행히도 '캠프 데이비드 정신'은 이제 사문화된 문서가 됐다"고 우려햇다.
다만 미국 국방부는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태로 인한 한미간 안보협의 공백 우려와 관련해,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에 여전히 헌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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