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365일·24시 완전돌봄’이 가능한 돌봄센터를 50여 곳 운영하는 등 보육 인프라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는 영유아 및 초등학생을 맡길 수 있는 돌봄센터인 ‘K보듬6000’을 포항 안동 구미 예천 김천 경산 성주 등 7개 시·군에서 53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18일 발표했다. K보듬6000은 오전 7시30분부터 밤 12시까지 아이들에게 교육과 놀이, 식사를 제공하며 돌봐주는 경북형 완전돌봄 모델이다.
경상북도와 예천군은 지난 8월 예천군 동일아파트 1층, 2가구를 매입해 돌봄센터를 열었다. 4세 유아를 둔 직장인 A씨는 “같은 아파트 1층에 돌봄센터가 있고 아침 일찍 맡길 수 있어 좋다”며 “전문교사와 자원봉사자인 동네 어르신들이 함께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돌봄센터에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호평받고 있다. 한글과 체육 등은 기본이고 태블릿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교육도 제공한다. 내년부터는 원어민 교사의 어학 수업도 도입할 계획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동네가 나선다’는 철학에 창의력 교육까지 장착해 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도가 K보듬6000 53곳의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주간에는 센터당 평균 30명, 평일 야간에는 5명, 주말과 공휴일에는 10명이 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금까지 K보듬6000을 정기 또는 부정기적으로 이용한 아이 수는 총 1만6680명에 달한다. 안성렬 경상북도 저출생극복 본부장은 “일부 센터는 대기 인원이 20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도가 7개 시·군, 53곳 완전돌봄 센터 운영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94억원이다. 돌봄센터로 활용될 아파트 매입과 프로그램 운영 등에 주로 쓰인다. 예산 사정이 어려운데도 도와 7개 시·군이 과감한 투자와 준비기간을 거쳐 완전돌봄을 실현한 국내 첫 사례라는 설명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출산 주체인 아이 부모가 아이를 맡겨두고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저출생 문제를 풀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며 “앞으로도 국가돌봄 정책의 공백을 모두 찾아 메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학원이나 병원에 갈 일이 있어도 돌봄센터에 마련된 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부모가 업무 중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
도는 도청 내 민원실을 리모델링해 마련한 아이동반사무실 ‘우쥬서원’도 지난달 개원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이 기업 내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만든 곳이다. 부모는 사무실은 물론 이곳 우쥬서원에서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미취학아동과 초등 1~4년생까지 이용 가능하다. 돌봄과 과목별 교사, 상담사 등 8명이 상시 근무한다.
도는 올해 초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K보듬6000 등 100개 과제에 1999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내년에도 ‘저출생과의 전쟁 시즌2’를 위해 150개 과제, 3578억원을 편성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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