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다·닛산 통합…글로벌 산업 지형 급변 심상치 않다

입력 2024-12-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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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 3위 자동차기업인 혼다와 닛산이 통합에 나섰다.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양사가 그 산하에 들어가는 방식에 합의를 이뤘고 통합비율 등을 조율한 뒤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닛산이 미쓰비시자동차 최대주주인 만큼 미쓰비시의 합류도 확정적이다. 일본 자동차 3사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을 뛰어넘어 세계 3위가 된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배경과 이유다. 닛산은 2019년 말 카를로스 곤 사장이 야반도주한 이후 프랑스 르노와 결별에 들어가며 독자생존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테슬라가 주도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밀리고 중국 비야디(BYD)에 따라잡힐 지경에 이르자 혼다에 손을 내밀었다. 혼다 역시 2021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에 추월당하고, 올해는 판매대수 400만 대 이상인 BYD에 뒤처질 것으로 예상되자 생존을 위해 합병하게 됐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글로벌 산업 지형은 이처럼 눈이 팽팽 돌아갈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뒤처진다. 테슬라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를 이끌 것으로 평가받으며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천하 통일할 것처럼 보인 인공지능(AI) 칩 분야에서 AMD가 대항마로 부상한 게 불과 두어 달 전이지만 이제 브로드컴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맞춤형 반도체 강자인 브로드컴은 구글, 메타 등과 새 AI칩을 개발하기로 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섰다. 구글은 AI 다음 주도 산업이 양자컴퓨터가 될 것이란 전망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선 현대차그룹의 고군분투가 인상적이다. 지난 9월 제너럴모터스(GM)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10월엔 도요타와 수소차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로봇사업을 키우기 위해 삼성과 손을 잡았으며 미래 먹거리로 드론 분야도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혼자 힘으로는 험난한 글로벌 경쟁 파도를 넘기 어렵다. 일본 반도체도 자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지 않은가. 정부와 국회는 기업 간 경쟁이 국가 대항전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총체적 뒷받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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