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판 트럼프' 만난 머스크…"해외 정치까지 개입하나"

입력 2024-12-18 17:41   수정 2024-12-19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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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리폼UK) 대표와 만났다.

패라지는 17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머스크, 영국개혁당 재무 담당자인 닉 캔디와 함께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의 트럼프 초상화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패라지는 사진과 함께 “영국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적었고, 머스크는 “물론(absolutely)”이라고 화답했다.

패라지와 캔디는 별도 성명을 통해 “어제 머스크와 한 시간 동안 멋진 만남을 가졌다. 트럼프의 지상 게임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우리는 서방을 구할 단 한 번의 기회를 더 가졌으며, 함께 위대한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패라지는 “역사적인 만남에 마러라고 사용을 허락한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감사하다”며 “우리의 특별한 관계는 잘 살아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영국이 큰 곤경에 처해 있다고 보고 영국개혁당에 기부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패라지는 텔레그래프 기고를 통해 밝혔다. 그는 “머스크는 영어권의 모국(영국)이 대단히 깊은 곤경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돈 문제도 논의됐고, 그 부분에 대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번 만남으로 머스크가 영국개혁당에 돈을 대면서 영국 정치에 개입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더타임스는 머스크가 X의 영국법인을 통해 영국개혁당에 7800만파운드(약 1420억원)를 기부할 수 있다고 보도했으나 패라지는 이를 부인했다.

영국은 정당이 외국인에게 500파운드 이상 자금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자국민의 뜻이 아니라 외국의 영향력에 좌우되는 정당이 나올 것을 우려한 규정이다.

패라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적극 지지한 반이민 성향의 정치인으로 ‘영국판 트럼프’로 불린다. 트럼프 당선인과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여름 영국에서 벌어진 반이민 폭력 사태 때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X와 같은 SNS에서 거짓 정보가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하자 이를 직격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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