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혼다·닛산 합병 논의에…"반사이익 기대" 투자자 몰린 주식

입력 2024-12-18 17:44   수정 2024-12-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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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 등 현대차그룹 주식이 일제히 올랐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인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하자 반사이익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몰렸다.

18일 현대차는 4.84% 오른 21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기아는 6.37% 상승한 10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는 이날 기관 순매수 상위 3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기관은 이 기업 주식을 약 19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모비스(5.22%), 현대오토에버(5.06%), 현대글로비스(3.83%), 현대위아(2.17%)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들도 상승세를 탔다. 범퍼와 시트를 비롯한 자동차 내외장재를 공급하는 서연이화는 3.53%, 에어백쿠션 등 내장재 기업 두올은 2.81% 올랐다. 범퍼레일 등 부품을 생산하는 성우하이텍은 2.34% 상승했다.

이날 자동차 관련주가 일제히 오른 이유는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의 합병 추진 소식 덕분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혼다와 닛산이 경영통합을 위한 협의에 들어간다며 조만간 업무협약을 맺고 세부사항을 협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주회사를 설립해 양사가 산하에 들어가는 방식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세계 7위, 8위 완성차업체다. 닛케이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지난해 각각 완성차 398만대, 337만대를 판매했다. 양사를 합치면 같은 기간 현대차 판매량(421만대)을 넘어서는 완성차업체가 나오게 된다. 자동차업계에선 닛산이 지분 24%를 보유해 최대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도 향후 합병에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의 작년 판매량은 78만대였다.

양사는 전기차·수소차 등 기술 개발을 협력하고 배터리 공급망도 공동 구축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에선 이들 기업이 생존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기업들이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면서 실적 부진이 길어지자 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도모하려 한다는 얘기다. 닛산은 올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90% 빠지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같은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가장 최근 자동차업계의 대형 합병 사례인 2021년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프랑스 PSA그룹간 합병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기업이 설립한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완성차 610만대가량을 판매했다. 합병 전 크라이슬러와 PSA 판매량을 합친 800만대에 비하면 23.75% 줄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혼다와 닛산간 합병은 크라이슬러와 PSA간 합병과 비슷한 결과를 낼 공산이 크다"며 "유럽과 일본 완성차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혼다는 3.04% 하락했다. 반면 닛산은 23.70% 급등했다. 최근 경영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합병이 닛산엔 이득이 될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혼다와 닛산의 경쟁업체로 일본 1위 자동차기업인 도요타자동차는 2.02% 올랐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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