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사고쳐놓고 누구한테 뒤집어씌웁니까. 고립무원에 놓인 사람이 알아서 결자해지해야지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의 17일 발언으로 정치권이 뜨겁다.
개혁신당 내홍은 당 대표와 당 사무처 간 당 운영 방향을 두고 빚어온 갈등 끝에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이 의원의 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했다. 이 상황에 이 의원이 "사고 친 사람이 결자해지하라"며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돌연 이뤄진 사무총장 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잡음이 쏟아져 나왔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상근부대변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개혁신당은 대외적으로 그냥 '이준석 당'인데 상징적으로 큰 지분은 가진 그가 자당 인사를 공개 저격 비슷하게 하는 것은 좀 우스꽝스럽다"고 저격했다.
하 전 부대변인은 "정치 고관여층이나 ‘개혁신당’ 이름 넉자를 알지, ’이준석이 탈당해서 새로 만든 당‘이라고 설명 안 하면 아직도 그 당 모르는 사람 천지다"라며 "심지어 ’정치 고관여층‘ 조차 개혁신당 당 대표가 허은아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 이준석이 자기 당에서 터진 뭔가의 문제에 대해 SNS에 논평으로 ‘결자해지하라’ 한 마디 툭 얹어놓으며 자당 인사들 공개 저격 비슷하게 하는 것은 좀 우스꽝스럽다"면서 "평상시였으면 원래 그런 스타일이니 그런가 보다 했을 거다. 그런데 그는 며칠 전에 언론에 대고 '대선 출마 검토 중'이라는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첫 공개 행보에 가까운 웅장한 메시지가 고작 '허은아 저격'이라니"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허은아가 잘했다 누가 잘못했다 이런 이야기 하려는 게 아니라 관심도 없다"면서 "정치인은 어떤 문제에 대해 '당신이 결자해지하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네가 결자해지 하세요’ 하는 사람들이 아니란 이야길 하는 거다. 소위 자 당의 ‘대선주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기가 속한 작은 당의 갈등 하나 조율할 의지를 보이지 못해 ‘당신이 알아서 풀어라' 하고 툭 던지는 걸 유권자들은 어떻게 이해할까.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수많은 복합갈등은 어떻게 대할지 의문을 갖지 않을까. 게다가 그 대상이 다른 이도 아니고 국민의힘 때부터 천아용인이니 하며 같이 해온 핵심 동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태도로는 외연 확장은 고사하고 지지층까지 와해하는 것으로 사실상 자해행위에 가깝다"면서 "본인이 지도자가 되는 건 저런 점에 대한 진지한 성찰 없인 무리다"라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허 대표를 겨냥해 "알아서 고립무원의 지위에 놓인 사람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에 당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배척당하는지 의문이다. 자기가 사고 쳐 놓고 누구한테 뒤집어씌우느냐"고 일갈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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