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띠었다.
18일(현지시간) Fed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린 공개연방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4.5~4.75%인 기준금리를 4.25~4.5%로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이 알려진 직후 S&P500 등 주요 증시는 하락하고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미 동부시간 오후 3시10분 기준 S&P500은 1.48% 가량 하락해 거래되고 있다. 다우지수는 500포인트 이상 하락해 42890대(-1.29%)에서 거래되는 중이다. 나스닥은 2.09% 급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4.384%에서 4.470%로 상승(채권가격 하락)했다. Fed의 기준금리와 긴밀하게 연동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239%에서 4.323%로 올랐다.
Fed는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올해 초부터 노동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완화됐다"면서 "실업률이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Fed는 지난 9월 0.5%포인트 '빅컷'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시작했다. 10월에도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결정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피벗이 시작된 9월을 포함해 세 번째 인하다. 다만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고, 실업률이 급증하거나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뚜렷한 징후가 없는 만큼 내년에는 금리 인하 속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내년 이후 금리 경로를 예상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은 내년 중 2차례(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전망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치(4회, 1.0%포인트 인하)에 비해 훨씬 인하 폭이 작아진 것이다.
Fed는 또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미국 경제의 상황을 낙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9월에는 2%였으나 이번 경제전망에서는 2.5%로 높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에서 2.1%로 소폭 상승했다. 2026년 전망치(2%)는 그대로 유지됐다.
물가상승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은 2024년 2.3%에서 2.4%, 2025년 2.1%에서 2.5%, 2026년 2%에서 2.1%로 상향 조정됐다. 핵심 PCE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도 2024년 2.6%에서 2.8%, 2025년 2.2%에서 2.5%, 2026년 2%에서 2.2%로 각각 높아졌다.
Fed의 실업률 전망치도 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실업률 예상치는 4.4%에서 4.2%로, 2025년에는 4.4%에서 4.3%로 더 낮아질 것으로 Fed는 집계했다. 2026년 예상치는 4.3%로 그대로 유지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사진)은 물가상승률이나 실업률이 경제 상황이 좋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도 불구하고 왜 금리를 추가로 낮췄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오늘 결정은 쉽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너무 느린 움직임이 노동 시장의 경제 활동을 법적으로 저해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빠른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리의 진전을 저해할 수 있는 양쪽의 위험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노동 시장에 대한 하향 위험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 시장은 팬데믹 이전보다 느슨하며 점차적으로 더 냉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규 일자리 창출은 이제 실업률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수준보다 확실히 낮고, 일자리를 찾는 비율이 낮으며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직률 등을 감안하면 2019년에 비해 훨씬 냉각된 시장"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다만 물가상승에 관해서는 "인플레이션을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대체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11월까지의 12개월 핵심 인플레이션은 2.8%로 추정되며, 이는 고점인 6%에서 내려온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다소 느리지만 일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보다 느린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2월 금리인하 결정만 볼 게 아니라 이후 경제전망을 함께 발표한 것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의 결정을 이후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신호하는 회의 후 성명서의 언어와 함께 묶어 발표한 것은 추가 조정의 속도를 느리게 하기에 적절한 시점에 가깝거나 도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그는 "내년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올해 인플레이션 수치가 높았고,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것"이라고 풀었다. 또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보셨겠지만, 인플레이션 관련 위험성과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금리를 계속 인하하는 궤도에 있으며, 내년에 실제로 어떤 인하를 할지는 오늘 작성한 것과 무관하며, 우리는 데이터에 반응할 것"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노동 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되었으며,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위원회의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입니다.
위원회는 최대 고용과 장기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율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위험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위원회는 이중 목표의 양측에 대한 위험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습니다.
위원회의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0.25% 포인트 낮춰 4.25%에서 4.5%로 결정하였습니다.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의 추가 조정의 범위와 시기를 고려할 때, 위원회는 들어오는 데이터, 발전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을 신중히 평가할 것입니다. 위원회는 재무부 증권과 기관 부채 및 모기지 담보 증권의 보유량을 계속 줄일 것입니다. 위원회는 최대 고용을 지원하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데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통화 정책의 적절한 입장을 평가할 때 위원회는 들어오는 정보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입니다. 위원회는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이 나타날 경우 통화 정책의 입장을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위원회의 평가는 노동 시장 조건, 인플레이션 압력 및 인플레이션 기대, 금융 및 국제 발전에 대한 광범위한 정보를 고려할 것입니다.
통화 정책 결정에 찬성한 사람들은 제롬 H. 파월 의장, 존 C. 윌리엄스 부의장, 토마스 I. 바킨, 마이클 S. 바, 라파엘 W. 보스틱, 미셸 W. 보우먼, 리사 D. 쿡, 메리 C. 데일리, 필립 N. 제퍼슨, 아드리아나 D. 쿠글러, 크리스토퍼 J. 월러였습니다. 결정에 반대한 사람은 베스 M. 해막으로,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4.5%에서 4.75%로 유지하기를 선호했습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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