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지킨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내년 2000억 투자해 'R&D 명가' 위상 지킬 것"

입력 2024-12-19 13:30   수정 2024-12-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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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내이사)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기타비상무이사)이 한미약품 이사직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박 대표는 주총이 끝나고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여부가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일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개최된 한미약품 임시주총에서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이사를 해임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부결됐다.

이날 열린 임시 주총에는 총 1021만9107주(출석율 80.59%) 중 박재현 대표와 신동국 이사 해임안은 각각 53.62%, 53.64%의 찬성을 얻어 부결됐다. 이사 해임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으로 출석 주주 66.7%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번 결정으로 한미약품 이사회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4자 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과 형제(임종윤·임종훈)가 7대 3 구도다.

앞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41.42%를 보유하고 있다며 안건 통과를 자신했지만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임시 주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는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이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올해에만 연구개발(R&D)에 1600억원을 투자했고 내년 2000억원까지 늘릴 것"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은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이 물질과 디지털 치료기기(DTx)를 결합한 치료제에 대해서도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출시 목표는 2027년이다.

한미사이언스와의 위탁 관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8월 한미약품이 사전 논의 없이 인사팀·법무팀을 신설했다며 지주사와 한미약품 간 업무 위탁계약서를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위탁 관계의 틀을 깰 생각이 없다"며 "(팀 신설로) 독립경영을 선언했다는 것은 상대의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형제 측이 제기했던 고소·고발 건에 대해 취하할 것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임시 주총을 앞두고 총 8건의 고소·고발 건이 제기됐다"며 "주총이 마무리 됐으니 취하하고 순리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을 향해 나아가겠다"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신동국 회장이 모녀 측과 손을 잡은 이후 지난 11월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 이어 한미약품 주총에서도 4자 연합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4자 연합이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율 상 형제 측보다 유리한 만큼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미사이언스의 현재 이사회 구성이 4자 연합과 형제 측이 5대 5로 균형을 이룬 만큼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정기 주총서 다시 한번 표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임시 주총이 끝나고 "주주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지만 그룹 전체가 올바른 목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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