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은 성장 가능성이 큰 플랫폼 코인이며, 비트코인은 그 생태계의 기축통화로 작동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가상자산에 대해 기술적 관점의 접근과, 단기적 시세 변동에 휩쓸리지 않는 장기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탄탄한 거버넌스 체계와 기술적 안정성을 갖춘 가상자산에 집중하라”며 “알트코인은 기술적 가치가 아닌 가격 폭등에 기대는 투자 성향이 강하므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미 대선 이후 현재 비트코인 시장에 대한 총평은.
“트럼프 1기 초창기와 비교하면, 현재 미국 내 가상자산 보유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대해 예상 밖의 정책이 나온다면, 보유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젊은 세대, 특히 아들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공약대로 트럼프 2기 초반에는 친가상자산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비트코인 조정 가능성이 있다.”
- 개인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주식 투자를 하는 만큼은 가상자산으로 가지고 있다. 전자화폐(electronic cash) 개념이 처음 나온 게 1982년다. 제가 대학원 과정을 시작한 1994년 무렵 전자화폐에 대한 논문들을 많이 읽고, 실제 관련 논문을 몇 편 작성하기도 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저에게는 특별히 낯선 주제는 아니다. 학생들에게 강연을 할 때 보여주는 표가 있는데, 비트코인은 급등락을 반복하지만 길게 보면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기술주처럼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가상자산 투자는 기술주 투자와 메커니즘이 비슷하다. 아마존도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장기적으로 성장해 왔다. 아마존 주식에 투자할 자신이 있자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 비트코인, 기술적 가치의 기준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이 1억4000만 원(12월 10일 기준) 수준에 도달했는데.
“그 정도의 기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엄밀히 말하면 기술적 가치는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 이후의 코인들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논문에 명시된 대로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 대체 수단을 목표로 한 전자화폐로 시작했다. 반면, 이더리움은 2세대 암호화폐, 흔히 플랫폼 코인이라고 부른다. 단순한 화폐를 넘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더리움으로 개발된 앱들은 아이템 구매 시 반드시 이더리움이 사용된다. 따라서 앱의 수가 증가할수록 이더리움 생태계가 확장되며, 이는 곧 이더리움의 가치와 연결된다. 이더리움의 생태계는 얼마나 많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앱이 존재하느냐에 달려 있다. 비트코인은 이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 초기 디앱(DApp·탈중앙 앱) 개발 회사들이 투자를 받을 때 주로 비트코인이 사용됐다. 디앱과 이더리움 생태계가 성장할수록 비트코인의 영향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은 가격 움직임이 꼭 같지는 않은 것 같다. 비트코인의 입지가 너무 독보적이다.
“연계돼 있지만 같지는 않다. 비트코인으로 투자를 받은 생태계는 이더리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솔라나와 같은 다른 코인 생태계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달러를 대체한다고 하는데, 그 개념의 기축통화는 아니다. 달러가 전 세계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듯이, 가상자산 생태계의 여러 디앱들에 비트코인이 깊게 들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향력은 비트코인이 더 크다. 비트코인의 위치는 달러가 막강한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최초의 암호화폐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선점 효과’가 있는 것이다.”
- 반감기를 거치면서 등락을 반복했지만, 이번 상승장은 과거보다 더 가파르다.
“가상자산 생태계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생태계에 비유해보면, 스마트폰의 가치는 하드웨어 자체가 아니라 앱에서 나온다. 단순히 앱이 많은 것과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킬러 앱’이 있는 것은 다르다. 킬러 앱이 있어야 본격적인 상승이 가능하다. 가상자산 생태계에도 다양한 디앱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아직 킬러 디앱은 등장하지 않았다. 킬러 디앱이 나온다면 가상자산 시장의 전망은 훨씬 밝아질 것이고, ‘어느 날 갑자기 0원이 될 것’이라는 비관론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킬러 디앱이 없는 상황에서도 왜 가격이 오르고 있을까.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시장의 판이 달라졌다. 개미 투자자들의 돈만 들어오던 데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한 점.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친가상자산 정책을 발표하고, 실제 각료들을 관련 인사들로 채우기 시작한 것. 그런 기대감들이 커 가는 거다.”
-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에서 이제는 안전자산으로 평가하는 흐름도 있는데.
“안전자산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아직은 가상자산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시장은 맞다. 역사도 짧다. 비트코인을 금처럼 취급하는 이유는 지정학적 요인에서 자유로운 특성에 있다. 특정 국가나 회사에 기반한 자산은 전쟁이 나면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그런데 비트코인을 비롯해 블록체인에 기반한 가상자산은 보유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사람이 전 세계에 1억 명이 좀 넘는데, 노트북과 스마트폰만 있다면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그래서 금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ETF 승인 이후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자가 한국에 있는데 한국에서 전쟁이 나면 투자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예전에는 금과 같이 주식 시장이 하락하면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주식 시장과 연동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 이번 계엄령 사태 때도 가장 먼저 움직인 게 가상화폐다.
“우리나라에 한정된 변화였다. 하지만 바로 원상태로 회복을 했다. 반면 우리 환율은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았다.”
- 비트코인 외 코인들의 ETF 승인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이더리움까지는 문제없이 승인될 거라는 게 중론이다. ETF는 기관투자가의 자금 유입을 통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이 시작되며 킬러 디앱이 등장할 가능성을 높이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미국에서 ETF를 승인한 이유는 시장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들이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며 생태계가 건전하게 운영되고 있는 코인은 이더리움 정도다. 이더리움은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시스템을 전환한 최초의 사례다. 비트코인은 처음부터 작업증명의 메커니즘을 도입했고, 또 다른 코인들은 처음부터 지분증명을 도입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더리움은 버전 2.0에서 지분증명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코인을 업그레이드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녹스를 업그레이드한다고 하면, 특정 시점에 소프트웨어를 뿌리면 된다. 가상자산은 오픈 소스를 업그레이드하는 것과 같다. 오픈 소스는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하면, 전 세계 참여자 중 절반 이상이 이 계획에 동의해줘야 한다. 이후 코드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개발해, 해당 날짜가 되면 업그레이드를 하는 방식이다. 이더리움이 아무 문제없이 이를 해냈다. 그래서 이더리움은 오픈 소스 커뮤니티의 협력과 성숙도가 높은 수준으로 평가되며, 기술적 안정성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 솔라나 ETF 승인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데.
“솔라나가 기술적으로 그렇게 안정돼 있지는 않다. 먹통이 되기도 하지 않나. 다른 코인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 테라·루나 사태를 경험한 바 있는 만큼, 어느 날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갖고 있고, 테슬라 주식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이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그래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산이라고 믿는다. 저는 기술을 공부하고 얼마나 난이도 높은지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날 0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인텔처럼 가격이 쭉 내려갈 수도 있다. 성장성이 닫히면 비트코인도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럼 그때는 기술주가 그렇듯이 또 다른 가상자산 스타가 나올 것이다.”
- 가상자산은 분석할 만한 지표와 근거가 무엇인가.
“우리가 전기차에 투자할 때 배터리에 대해 공부를 한다. 비트코인, 가상자산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냥 공부를 안 하는 거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가상자산에는 화이트페이퍼(백서)가 있다. 또한 소스 코드도 공개돼 있다. 워런 버핏이 그 회사의 재무제표는 읽을 줄 알아야 제대로 된 투자라고 한 것처럼, 최소한 백서는 직접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용어가 해당 프로젝트의 것인지, 남의 것을 가져다 쓴 것인지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재무제표는 공부하면서, 백서는 해석할 자신이 없다고 하면 가상자산 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백서가 거짓인지 아닌지, 충실한지 부실한지를 검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주식만큼 공부하면 똑같은 평온함을 얻을 수 있다. 제가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보는 건 테슬라, 아마존을 보는 것과 비슷하다. 테슬라도 미래 화성을 간다고 하는데, 아직 실현된 건 아니지 않나.”
- 한때는 가상자산이 화폐나 아니냐는 논쟁이 있었는데.
“스테이블코인 외에는 대부분 화폐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본다. 가상자산의 성질 자체는 오히려 주식에 더 가깝다. 성질이 그렇다는 것일 뿐, 투자 관점에서 주식과 동일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전망은.
“경계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나 금과 연동돼 가치가 인정되는데, 현재 각국 정부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DBC)를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여러 제도적 제제가 시행되면 가장 먼저 스테이블코인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채굴도 하나의 산업으로 확대되는 기조다.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채굴의 역할은 무엇인가.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기반 가상 자산은 전 세계 사람들이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아무도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갖고 있다. 공유지의 비극과 같다. 그러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운영에 참여해야 할 유인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채굴이다. 서비스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인센티브로 코인을 나눠주면서 네트워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 제도도 중요한 부분이다. 미국은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가상자산 친화적 인사를 발탁하며 제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관련 법 통과도 되지 않고 있다.
“많이 늦었다고 본다. 지난 정부에서 제도가 시행돼야 할 적절한 타이밍을 놓쳤고, 이번 정부에서 가능성이 있었지만 국회 마비 상태로 인해 법안이 훨씬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물밑에선 여야가 이견이 없는 법안 중 하나가 가상자산 관련이었다.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블록체인, 양자 컴퓨터.. 미래 핵심 기술이 어떤 게 부상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양한 후보군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 먼저 선점을 하면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비트코인 ETF는 왜 막혀 있나.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상자산 관련 규제를 완화할 경우,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고, 피해를 보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피해자가 생기면 이를 탓하는 목소리가 정부를 향할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과거 ‘바다 이야기’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지금은 해도 욕먹고, 안 해도 욕을 먹는다. ETF 자체를 막는 것보다, 좋은 ETF에 투자하도록 유도를 해야 한다. 적어도 미국이 승인한 테두리 안에서는 적극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
- 도지코인 같은 밈코인이 각광을 받았는데.
“도지코인이 일론 머스크의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밈코인은 절대로 투자하면 안 된다. 밈코인은 ‘크리스마스 실’ 같은 거다. 그렇게 만들어진 코인에 투자한다는 건 크리스마스 실에 투자한다는 얘기다.”
- 각 코인이 가진 스토리가 다른데, 투자자 입장에서 참고할 사항은.
“비즈니스 모델, 디앱의 성장 가능성을 봐야 한다. 백서와 소스 코드를 참고하면 된다. 백서는 사업 계획서에 해당한다.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어떻게 진행하고, 성공 가능성은 어디에 있는지 등을 설명하고 있다. 소스 코드는 계획대로 하고 있는지를 체크하는 거다. 일반 투자자들이 직접 소스 코드를 검토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면 이를 검증해주는 분석 리포트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거버넌스 체계를 살펴봐야 한다. 테라, 루나가 한때 10위 안에 들 만큼 인기가 많았지만, 거버넌스 운영에는 CEO와 개발자 말고는 이용자가 참여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코인을 많이 보유하는 것과 커뮤니티가 공고하고 거버넌스 체계가 올바르다는 건 별개의 문제다.”
- 매수도 중요하지만 매도 타이밍을 잡는 것은 더 중요하다.
“장기 투자를 하면서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다른 코인으로 갈아탈 것이다. 아직까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 ETF 승인 이후 자금력이 풍부해지고 생태계가 확장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탈중앙화의 가치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미 대선 이후 엑스(X·구 트위터)에서 탈퇴해서 블루스카이로 옮겨 가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 블루스카이는 트위터를 공동 창업한 잭 도시가 만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다. 블루스카이가 표방하는 게 탈중앙화다. AI 시대 방대한 학습 데이터에 대한 독점을 방지하는 게, 바로 블록체인이다.”
- 여전히 ‘묻지마 투자’의 가능성이 있는 세계이지 않나.
“비트코인 ETF 승인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그만큼 안정성은 높아졌다.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면 등락 폭은 감소하게 돼 있다. 문제는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냐고 물으면서, 정작 전혀 안전하지 않은 코인에 투자할 때 생긴다. 장기적으로 보유하지 않고, 튀는 코인에 단기 투자를 하고 싶어서다. 검증된 코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정도다. 그리고 모르는 건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적어도 ‘자고 일어났더니 0원이 됐다’는 상황은 피할 수 있다.”
- 가상자산의 기술적 진화 방향은.
“비트코인에 쓰인 기술은 IT 분야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라고 보면 된다. 비트코인에는 오랫동안 연구된 꽤 수준 높은 기술들이 사용된다. 컴퓨터 분야의 노벨상인 튜링상 수상자들이 가상자산 기술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만든 비탈릭 부테린은 경제, 수학 등 다방면에 능통한 천재다. 이더리움 버전 2.0 업그레이드 계획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만약 계획대로 업그레이드가 되면 이더리움의 가격은 비트코인을 역전할 거라고 했다. 그런데 그때 코로나19 팬데믹이 오면서 생각만큼 관심을 받지 못했다.”
- 이더리움이 저평가돼 있다는 걸까.
“비트코인을 아는 것과 이더리움까지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두 코인은 세대 차이가 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 비트코인은 단순한 화폐로 설계됐지만, 활용처를 넓히려는 시도는 초기 설정상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테린이 이더리움을 개발했다. 생태계를 공고히 시키는 건 이더리움와 같은 플랫폼 코인이고, 생태계가 공고해질수록 기축통화로서 비트코인의 입지는 강화될 것이다. 이더리움은 지금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아직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 비트코인, 지금 사도 괜찮을까.
“너무 급등한 여지가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조정 구간이 있을 때 투자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등락이 심할 때는 매달 정해진 날에 조금씩 적립식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진 돈을 모두 ‘올인’하지 말고 주식, 채권, 금 등으로 자산 배분을 하듯이 비트코인이라는 바구니를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포함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에 강한 자산으로 설계됐다. 지정학적 요인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4년마다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로 발행 수량을 고정하는 점도 과잉 공급을 차단하며 인플레이션 내성을 강화한다. ‘트럼프 2기’ 시대에 관세가 부과되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현금을 그대로 갖고 있지 말고 일부는 비트코인으로 보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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