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는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달러 규모의 직접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법)상 제조시설 보조금 지원 조항에 따른 것이다. 미국 정부와 SK하이닉스가 지난 8월 예비거래각서(PMT)를 체결한 뒤 상무부 실사를 거쳐 확정된 금액이다. SK하이닉스는 최대 5억달러 규모의 저리 대출도 받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6100억원)가량을 투자해 최첨단 패키징 제조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가동 예정 시점은 2028년 하반기다.
최첨단 패키징 공장에서는 인공지능(AI) 가속기(AI 학습·추론에 최적화한 반도체 패키지)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퍼듀대와 파트너십을 맺고 산학 협력도 준비 중이다. 미국 정부는 SK하이닉스가 프로젝트 단계를 진행할 때마다 보조금을 지급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칩스법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기업이 웨스트라피엣 등에 투자하게 해 미국의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며 “세계 최고 HBM 생산 기업인 SK하이닉스는 미국 AI 반도체 공급망을 공고히 하고 미국 경제·국가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인디애나주, 퍼듀대 및 파트너들과 협력해 미국 내에 견고하고 탄력적인 AI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SK하이닉스가 보조금을 확정하자 삼성전자와 미 정부의 협상도 곧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정부가 예비거래각서를 통해 밝힌 삼성전자 보조금 규모는 64억달러(약 9조2800억원)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전에 보조금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