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은 20일 한국의 보수 정당에서는 기득권이 아닌 '아웃사이더'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그런 점에서 참 부럽다"고 했다. 홍 시장은 이어 자신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라고 칭하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2017년 10월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을 때 어느 언론사 간부가 나에게 한 '이번 탄핵 대선은 안 될 것 같으니 당신에게 후보 기회가 간 것이지, (보수에서 당선)될 것 같으면 갔겠냐'라는 말을 듣고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고 떠올렸다.
홍 시장은 "내가 오랜 세월 보수 정당에 몸담았어도 나는 한국 보수 세력의 아웃사이더에 불과했다는 그 말에 충격을 받은 것"이라며 "엘리트 집안 출신만이 보수세력의 수장이 될 수 있다는 그 말은 4년 뒤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후보직을 내줬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언급한 것이다. 홍 시장은 "민심에 이기고 당심에 지는 희한한 경선이었다"며 "그런데 레이건도, 대처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였고, 심지어 트럼프도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인데 그들은 왜 지도자가 됐을까"라고 반문했다.
홍 시장은 "한국의 기득권 세력들은 왜 기득권 수호 논리에 갇혀 아웃사이더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건 민주주의의 성숙도 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성숙된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그런 사회인데, 이재명 대표가 그런 점에서 참 부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번엔 다를 것이다. 아웃사이더만이 한국 사회 기득권의 틀을 깨고 진정한 선진대국시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나는 기대해본다"며 "그것을 국민들이 알 수 있게 만들어야 비로소 선진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를 '보수 정당의 아웃사이더'로 칭하고 있는 홍 시장이 차기 대권 도전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인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기 대선 출마에 군불을 때고 있다. 홍 시장은 전날 공개된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어차피 내가 다시 한번 대선에 나갈 거라는 것은 국민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대선 출마를 부인하지 않았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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